[헤럴드경제=윤현종 기자]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용적률을 지자체 조례에도 불구하고 법정 한도인 최고 300%까지 올릴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이노근 위원은 이 같은 내용의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일부 개정안을 29일 대표 발의했다고 이날 밝혔다.

현재 일반주거지역의 용적률은 국토의계획및이용에 관한 법률(이하 국토계획법)에 따라 1종 200%, 2종 250%, 3종 300%로 규정돼 있다. 그러나 법에 근거해 각 지자체 조례로 허용 용적률을 별도로 정하고 있어 서울시의 경우엔 일반주거지역의 용적률이 150∼250%로 법정 상한에 비해 50%포인트씩 낮다.

특히 재건축·재개발 수요가 많은 3종 일반주거지역의 용적률이 최대 250%로 제한돼 있고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할 경우 이보다 더 낮은 용적률이 적용돼 사업성 악화로 재건축 등 정비사업 조합의 불만을 사고 있다. 대구·대전시는 3종 일반주거지역의 용적률이 상한보다 20%포인트 낮은 280%선이다.

이노근 의원은 이번 개정안에서 정비사업의 원활한 시행을 위해 기본계획 또는 정비계획을 수립하거나 변경하고자 하는 경우 국토계획법 78조에 따라 조례로 정한 용적률에도 불구하고 국토계획법상 용적률의 상한까지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의원은 지난 6월 국회에서 정부의 수직증축 리모델링 허용 방안이 강남·분당 신도시 등 일부 특정지역에만 제한적으로 특혜를 주는 것이라며 리모델링은 물론사업성과 용적률 문제로 재건축도 어려운 강북지역 노후 아파트와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앞으로 이 법안이 통과되면 서울을 비롯해 대구·대전 등지의 정비계획 수립시 조례에도 불구하고 최고 300%의 용적률을 적용할 수 있게 된다.

용적률이 높아지면 건립 가구 수가 늘어나면서 일반분양 수입이 증가하고 조합원의 사업비 부담도 줄어들어 사업 진행이 원활해질 전망이다.

이노근 의원은 “최근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사업성이 없어 정비사업이 중단되는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리모델링 사업과의 형평성 문제를 해결하고 강북 노후 불량주택의 재건축 사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법정 상한 용적률 확보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정비사업의 기본계획·정비계획 수립 권한은 여전히 일선 지자체에 있어서 반드시 법정 상한까지 용적률을 높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서울시는 이에 대해 공식적으로 찬반 의견을 밝히지 않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조례로 정한 용적률 때문에 법정 상한 용적률까지올리는 것이 아예 불가능했지만 이번에 상향 조정할 수 있는 길을 터놓은 것으로 보면 된다”며 “지자체 판단에 따라 용적률 상향 조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