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 삼성전자를 필두로 글로벌 IT기업들이 손목시계형 스마트폰인 ‘스마트워치’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벌써부터 수혜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마트워치는 웨어러블 컴퓨터의 일종으로 인터넷, 통신, 음악감상, 헬스케어 등이 가능한 기기다. 스마트워치가 IT기업들의 차세대 격전지로 떠오르자 투자자들의 관심도 스마트폰에서 스마트워치로 발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선제공격에 나선 곳은 삼성전자다.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IFA전시회에서 스마트워치 ‘갤럭시 기어’를 공개한다. 시장은 삼성전자가 ‘갤럭시 기어’를 공개하는 이달을 기점으로 스마트워치 시대가 개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에 이어 애플도 ‘아이워치’를 내년에 출시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구글 역시 지난달말 스마트워치 개발업체인 윔램을 인수하는 등 시장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삼성전자의 발빠른 행보는 스마트워치에 대한 시장의 관심을 확대시키고 있다. 증권가는 스마트워치 시장이 열리면 플렉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휘어지는 배터리, 헬스케어, 무선충전지, 전자결제솔루션 등 관련 종목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스마트워치는 세련된 디자인과 혁신적인 기능을 동시에 추구하는 IT기술의 집합체로, 휘어지는 OLED와 다양한 신기능이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종목으로는 LG디스플레이와 제일모직, AP시스템 등이 있다. LG디스플레이는 4분기부터 스마트기기용 플렉서블 OLED 패널을 양산할 계획이다. 디자인에 맞춰 장착될 휘어지는 배터리 제조업체로는 삼성SDI와 LG화학이 있다. 웨어러블 기기라는 특성상 생체정보를 제공하는 헬스케어 기능도 적용될 것으로 보여 인포피아 등도 부각되고 있다.
이 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스마트워치는 기존의 실패 사례를 교훈 삼아 세련된 디자인을 강조할 것으로 보여 플렉서블 OLED가 채택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다양한 생체 데이터를 통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헬스케어 기능이 가장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워치가 시장의 관심을 받자 최근 일부 외국인 투자자들은 발빠른 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은 강도가 높은 사파이어글라스를 생산하는 사파이어테크놀로지를 18일 연속 순매수한데 이어 보안과 무선결제솔루션을 만드는 코나아이, 유비벨록스, KG이니시스 등도 4일 이상 연속 순매수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스마트워치시장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으로 견지하고 있다. 스마트워치가 당장 큰 시장을 만들기는 어려운 상황이고 과거 IT기업들이 투박한 디자인에 제한된 기능을 가진 스마트워치를 내놓았다가 실패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스마트워치는 항상 착용한다는 특성상 배터리 시간과 무게, 디자인이 중요하다”면서 “기술적 장벽을 극복하고 다양한 기능을 편리하게 담아 사용자들에게 소구점을 제시하는 것이 성공의 관건”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