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가 성뒤마을을 공영개발하겠다는 기존 방침을 포기했다. 이에 따라 성뒤마을 토지를 선수용한뒤 후개발하겠다는 서초구의 기존 공영개발 계획안은 폐지된다.

대신 성뒤마을 개발에 필요한 최소한의 지구단위구역 계획안을 수립하겠다는 계획안과 성뒤마을 토지주들의 개발 요청을 개별적으로 허가한다는 계획안 등 2가지 안을 놓고 오는 8일 서울시와 서초구가 협의하기로 했다.

서초구 관계자는 7일 “오는 8일 서울시 관계자들과 2가지 안을 놓고 협의해 조만간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며 “도시 미관을 해치고 각종 안전사고 위험이 높은 성뒤마을의 개발 압력이 무척 높아 현실적 대안을 찾아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공영개발을 하려면 LH공사나 SH공사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데 수천억원의 비용이 들어가는 이 사업에 누구도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난개발이나 투기 목적의 건축행위를 막으려면 최소한의 지구단위구역 계획이라도 수립해야 한다는 게 서초구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에 대해 자연녹지지역을 최대한 보존하려면 기존 토지주들에게 최소한의 개발 허가만 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결국 서초구와 서울시는 지구단위구역 수립(서초구 안)이냐, 개별 허가안(서울시)이냐를 놓고 8일 최종 의견을 조율할 전망이다.

성뒤마을은 서초구 방배동 565-2번지 일대 14만6000㎡(약 4만4000평) 규모 자연녹지지역을 부르는 말로, 인접한 3만3240㎡(약 1만평)의 국회단지와 함께 강남권 마지막 남은 노른자위 땅으로 꼽히고 있다.

현재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어 거래는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으나, 공영개발할 경우 토지 수용에만 5000억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알려졌다.

야트막한 산 자락에 위치해 개발이 되면 이곳은 빌라 1채당 수십억원을 호가하는 고급빌라 단지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주변 경관이 우수하고 강남권과 가까워 이곳이 빌라단지로 개발되면 1채당 수십억원을 호가하는 고급 주거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시 조례에 따라 건폐율 20%, 용적률 50%가 적용돼 이곳 330㎡(100평)의 대지에는 면적 66㎡(20평)의 빌라를 2.5층 높이로 지을 수 있다.

차원준 방배동 성뒤마을 개발 추진위원회 회장은 “이곳은 지난 수십년간 개발이 제한돼 제대로 된 재산권 행사 한 번 해보지 못했다”며 “개발 허가를 내주는 것이 특혜로 여겨지고 있는데 자연녹지지역은 원래 건축물을 지을 수 있는 곳이다. 특혜는 고사하고 원래 자연녹지지역에서 지을 수 있는 만큼만이라도 허용해달라는 것이 추진위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 지역은 지난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13년간 서초구에 의해 건축행위허가 제한지역으로 묶여 사실상 개발이 불가능했다. 지난해말 서초구가 다시 이곳에 대해 건축허가 제한 연장을 신청하자 서울시가 규정상 건축허가 제한이 필요한 경우로 볼 수 없다며 제한 연장 불가 판정을 내린 상태다.

김수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