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불확실성 겹쳐 역대 최저 2003년 30만건 기록 갈아치울듯 문제는 출생아수에 직접적 영향 올 사상 첫 42만명이하 그칠 듯
자칭 ‘골드미스’로 자부하는 정부출연연구기관 팀장 이모씨(41). “잇따른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으로 나라가 이렇게 시끄러운데 누가 이 나라에서 결혼하고 애를 낳겠냐”며 최근 지인들에게 독신을 선언했다.
대학 여자 동기와 8년 넘게 교제 중인 취업 준비생 송모씨(29)는 “단칸방이라도 마련할 돈이 있어야 결혼을 하지 않겠느냐”며 “오랫동안 나만 바라보고 있는 여자친구에게 미안하지만 취업도 안 된 상황에서 결혼은 꿈도 못 꾸는 상황”이라고 푸념한다.
지난해 혼인 건수가 역대 최저치 기록을 갈아치울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저조한 혼인 건수는 올해 출생아 수로 직결돼 저출산·고령화 현상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통계청 관계자는 3일 “지난해 상반기 혼인 건수는 평년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10월 24일부터 11월 21일까지 윤달이 겹치면서 하반기에는 뚝 떨어졌다”며 “연간으로 봐서는 지난해 혼인 건수가 역대 최저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혼인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90년 이래 가장 적은 혼인 건수를 기록한 해는 2003년으로, 30만2500건이었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누적 혼인 건수는 27만1300건이다.
지난해 11개월의 월 평균 혼인 건수가 2만4600건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달 말 집계되는 지난해 전체 혼인 건수가 2003년의 기록을 갈아치울 가능성은 매우 높다.
문제는 올해의 출생아 수다. 혼인 건수는 1∼2년 뒤의 출생아 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혼인 연령이 많아지고 아이를 적게 낳는 추세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지난해 혼인 건수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 올해 출생아 수가 줄어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이달 말에 집계되는 지난해 출생아 수는 전년(2013년)에 이어 사상 처음으로 2년 연속 43만명대에 그칠 것으로 통계청은 내다보고 있다. 올해 출생아 수는 사상 최초로 42만명대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배문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