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시티팀 = 최나래 기자]올 1월에 출산한 박승영(여•30) 씨는 병원에서 모아(母兒) 애착 프로그램으로, ‘본딩(Bonding)’을 소개받고 실시했다. 본딩은 분만 초기 모아의 애착 형성 과정에 주목해, 출산 후 첫 1시간 동안 산모의 배에 아기를 올려 젖을 물게 하는 등, 모자 동실 후 긍정적인 관계 형성을 위한 의료진의 집중 케어를 받게 하는 프로그램이다.본딩은 아직 국내에서 ‘캥거루 요법’과 비슷한 내용으로 인식되지만, 독일 등 서구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방식으로, 분만 후 전문적인 관리를 통해 유대감 형성에 이바지한다는 개념이 더해졌다.캥거루 요법은 캥거루처럼 아기와 엄마가 최대한 밀착할 수 있도록, 엄마 배 위에 아기를 올려놓고 양육함으로써, 아기의 정서 안정과 발달에 도움을 주는 육아 방법을 말한다.1978년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소아과 의사인 헥토르 마르티네스 박사와 에드거 레이 박사가 부족한 인큐베이터를 대신할 방법으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캥거루 요법의 의학적 효과가 하나씩 밝혀지고 있어, 선진국에서도 폭넓게 시행해 신생아 사망률을 줄이고 미숙아 치료를 돕는 데 활용하고 있다.지난 2010년 유튜브에는 아주 놀라운 동영상이 올라왔다. 호주 시드니의 한 병원에서 임산부인 케이트가 27주 만에 미숙아 쌍둥이를 낳은 직후의 상황이 담긴 영상이었다. 안타깝게도 쌍둥이 동생인 제이미는 출생 20분 만에 사망 선고를 받았다.슬픔에 잠긴 케이트는 2시간 동안 제이미에게 작별인사를 하며, 마치 살아있는 아기를 대하듯이 품에 안고 연신 “사랑한다”고 말했다. 그러다 젖을 물리려 제이미를 가슴으로 옮기자, 놀랍게도 죽은 줄로만 알았던 아기의 호흡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이 영상으로 캥거루 요법은 ‘엄마 품의 기적’으로 널리 알려지게 됐다.출산 직후 엄마 품에 아기를 안으면 어떤 작용이 일어나는 것일까? 본딩의 대표적인 효과는 면역력 향상이다. 아기는 면역력이 약하고, 각종 질환과 감염에 쉽게 노출된다. 본딩은 아기의 특수감각섬유를 자극해 뇌에 쾌락 신호를 전하고, 옥시토신 호르몬을 분비시킨다.흔히 ‘사랑의 호르몬’으로 불리는 옥시토신은 평온함, 행복감, 안정감 등을 유발하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의 농도를 적정 수준으로 떨어뜨린다. 본딩을 도입한 천안 이화병원의 이종민 원장은 “옥시토신이 아기를 스트레스로부터 보호하고, 통증을 감소시키며 면역력을 강화한다”고 말했다.면역력 향상은 감염 예방 효과로 이어진다. 본딩을 시행한 아이가 패혈증 발생 위험이 42% 감소했다는 해외 보고가 있다.또한, 본딩은 엄마와 아기 사이의 유대감도 훨씬 높인다. 이종민 원장은 “아기의 배꼽부터 가슴까지 엄마의 맨살에 밀착시키면 체온 유지에 도움이 되고, 또 아기가 부모의 체취와 감촉을 직접 느낄 수 있어 낯선 환경에 대한 스트레스도 줄어들어, 심리적인 안정감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인큐베이터에서 버둥대던 아이도 엄마 품에 안기면 금세 깊은 잠에 빠진다는 게 이 원장의 설명이다.모유수유가 원활해지는 효과도 있다. 이 원장은 “엄마들의 옥시토신 분비도 활발해지고, 유선이 자극되면서 젖이 잘 돈다”고 말했다. 산모 역시 심리적으로 편안해지면서 젖 분비가 원활해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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