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민상식 기자] 검정, 남색 위주의 슈트와 구두는 권위를 중시하는 최고경영자(CEO)의 일반적인 모습이다. 하지만 슈트에 반드시 구두를 신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은 없어진 지 오래다.

미국 클라우드 스토리지업체인 ‘박스(BOX)’ 창업자 아론 레비(Aaron Levieㆍ29)는 지난해 9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스타트업(초기 창업기업) 컨퍼런스인 ‘테크크런치 디스럽트’(TechCrunch Disrupt)에서 슈트와 운동화의 조합으로 주목을 받았다.

슈트 차림에 운동화를 매치한 남다른 패션 감각은 레비 CEO의 정체성을 잘 보여줬다. 슈트 특유의 정중함에 너무 가볍지 않은 세련된 멋을 더했다. 약간 짧은 듯한 바지 기장 사이로는 검정 긴목 양말이 눈에 띄었다. 슈트 차림에 운동화를 매치할 때는 심플한 디자인의 운동화가 기본이다. 레비 CEO는 푸마(PUMA)와 아식스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오니츠카타이거’(Onitsuka Tiger)의 테니스화 스타일의 신발만 착용한다. 그는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푸마와 타이거가 나에게 세계 최고의 신발 브랜드”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특히 원색 계열의 운동화를 고집한다. 2013년 열린 테크크런치 컨퍼런스에서 슈트에 매치한 운동화 색상은 ‘빨강’이었고 지난해 9월 열린 컨퍼런스에서는 ‘파랑’이었다.

레비 CEO가 화려한 색상의 운동화를 선호하는 이유는 뭘까. 레비의 패션은 깔끔하고 무난하다. 그러나 융통성 없는 완벽주의자로 보일 수 있다. 여기에 포인트를 주는 게 운동화다. 깔끔한 슈트 차림에 화려한 색상의 운동화로 포인트를 줘 부드러운 이미지와 남성적인 카리스마를 동시에 이끌어 내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 그는 주로 신발 전문 온라인 쇼핑몰 ‘자포스’(Zappos)에서 신발을 60~80달러 정도로 저렴하게 구매한다. 슈트나 재킷 등은 주로 미국의 대표 캐주얼 브랜드인 ‘제이크루’(J.CREW)를 선호한다. 슈트는 400달러 정도다.

이달 24일 실시된 박스의 기업공개(IPO)에서 박스 CEO인 아론 레비는 9400만달러를 손에 쥐었다. 현재 그의 순 보유 자산은 2억달러 정도로 평가된다. 레비 CEO는 2005년 대학 1학년을 자퇴한 뒤 친구 한 명과 함께 박스를 창업했다. 자료 저장 공간을 제공하고 이를 관리하는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는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발상이었다.

그는 2012년 벤처기업 전문잡지 패스트컴퍼니와 컨설팅업체 딜로이트가 선정한 ‘최고의 스타트업 CEO’에 오르기도 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기업용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 시장은 드롭박스가 점유율 27%로 1위를 차지하고 그 뒤를 MS가 17%, 박스는 14%로 3위에 올라있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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