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를 검증할 국회 인사청문특별위 위원 선정에도 해묵은 ‘지역주의’ 망령이 드리워져 뒷맛이 씁쓸하다.

새누리당은 충청권 의원을 전면 배치한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전원을 배제해 대조를 이뤘다.

지난 27일 새누리당 소속 특위 위원에는 이 후보자와 같은 충청 출신이자 원내대변인을 맡아온 이장우 의원, 역시 원내대변인이었던 윤영석 의원, 충청 출신 박덕흠 의원, 최근까지 원내부대표를 맡았던 김도읍ㆍ염동열 의원 등 5명이 선정됐다. 이 후보자와 가까운 원내부대표 출신 또는 충청 출신 의원들을 대거 포진시켜 사실상 검증보다는 ‘방패’ 노릇을 맡기겠다는 것이다.

이날 이군현 사무총장도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와 관련해 “‘아니면 말고’ 식의 의혹과 인신공격이 난무하는 구태적인 행태가 반복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물론 ‘아니고 말고’ 식의 의혹 제기는 곤란하다. 하지만 굳이 이 후보자와 동향 출신 의원들을 전면 배치해 ‘방패’ 역을 맡기는 것은 지역주의로 오해받거나 되레 갈등을 부추길 위험도 크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당초 박수현(충남 공주)ㆍ박완주(충남 천안을) 의원을 특위 위원으로 참여시킬 것으로 알려졌으나 충청권 의원들이 나설 경우 오해를 살 수 있다는 당 지도부의 판단에 따라 최종 배제했다. 대신 특위 간사에 유성엽 의원, 위원에는 김경협ㆍ서영교ㆍ진성준ㆍ홍종학ㆍ김승남 의원 등 6명을 확정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선택에도 아쉬움은 남는다. ‘송곳 청문회’를 위해 반드시 충청권 출신을 배제해야한다는 논리는 새삼스럽다. 이 역시 지역주의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한 사고방식이다. 더구나 새정치민주연합은 문재인 의원의 ‘호남 총리론’으로 ‘충청권을 무시한 발언이 아니냐’는 역풍에 시달렸다.

이런 마당에 차라리 ‘날카로운’ 충청권 출신 의원을 인사청문특별위에 전략 배치해 이 후보에 대한 검증에 나서는 게 현명한 선택이 아니었겠냐는 분석도 나온다. 대개 팔은 안으로 굽기 마련이지만 안으로 굽는다 해서 ‘송곳’이 되지 말란 법도 없다.

지역주의 극복은 한국 정치가 한걸음 더 나아가기 위한 가장 무거운 과제다. 정치권은 이 무거운 숙업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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