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로 유명한 아우슈비츠 수용소 해방 70주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생존을 위해 투쟁해야 했던 유대인들이 이제 이스라엘에서 가난과 싸우고 있다. 전쟁으로부터 해방됐지만 생존을 위한 이들의 싸움은 죽을때까지 계속되는 것이다.
미국 NBC방송은 26일(현지시간) 전후 이스라엘로 이주한 유대인들의 삶을 조명했다. 현재까지 살아남은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은 모두 19만 명. 이들 중 약 5만 명 정도가 월 소득 600달러가 되지 못하는 빈곤층으로 전락해 삶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80세의 하다사 헤르쉬코비치는 온 가족이 독일 나치에 의해 살해당한 뒤 이스라엘로 이주해 왔다. 수백만달러짜리 아파트 옆 5층 건물 안에 들어선 그의 집은 원래 세탁실로 지어진 곳이다.
헤르쉬코비치는 NBC에 “창문을 통해서 찬바람이 들어오는데 바람을 막으려 신문지를 주변에 붙여놓았다”며 “이는 사람이 살 수 있는 방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살 날이 몇 해 안 남았는데 제대로 된 집에서 살고 싶다”고 토로했다.
헤르쉬코비치는 극빈층으로 전락한 홀로코스트 생존자 가운데 하나다. 이스라엘 정부는 월 소득 600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이들을 빈곤층으로 분류한다.
홀로코스트 관련 지원단체에서 일하는 수전 로템은 “나이들어 사는 것은 어렵지만 나이들어 아프고 외로운 것은 더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95세의 홀로코스트 생존자 베르타 스포란은 집주인이 살던 집을 개조하길 원하면서 아파트에서 나갈 것을 요구해 오갈데 없는 상황이 됐다.
지원단체가 해결해 줄 수 있는 것이라고는 스포란이 다른 집을 얻을 수 있도록 집주인이 임대비용을 지불하는 것을 보조하는 것뿐이다.
이스라엘 현지 일간 하레츠는 “이스라엘이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이 필요하고 도움받아 마땅한 치유, 복지, (빈곤)방지, 대우, 관심 등을 제공하는데 실패했다는 사실을 간과할 수 없다”며 자성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에 이스라엘 정부는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을 위한 지원예산 45억달러를 마련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약 3000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나이든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을 돌보고 있으며 식사와 의약품, 공공요금 등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