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대한민국은 고소ㆍ고발 공화국’

지난해 접수된 형사사건 10건 중 3건 가까이는 고소ㆍ고발 사안인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대검찰청의 ‘2014년 12월 형사사건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184만2931건의 형사사건 중 고소ㆍ고발사안은 49만5436건(68만4402명)으로 전체의 약 27%를 차지했다.

당사자가 직접 수사기관에 제기한 고소의 경우 총 40만9409건으로, 제 3자가 제기하는 고발(8만6027건) 보다 5배 가량 많았다.

한국은 고소ㆍ고발이 유달리 많은 국가로 잘 알려져 있다. 2013년 기준으로 검찰과 경찰을 합한 고소ㆍ고발 건수는 69만9865건에 달한다.

인구 1만명당 약 73.2건 꼴이다. 법체계가 우리와 비슷한 일본(1만명당 약 1.3건)에 비해 60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전문가들은 국민들의 이 같은 고소ㆍ고발 남발의 원인으로 “민사 소송으로 풀어야 할 갈등까지 국가 형벌권을 통해 해결하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민사상 손해배상의 경우 원고가 자신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주장하려면 변호사를 선임하고 증거도 확보해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하고 비용도 많이 들지만 형사 소송은 고소ㆍ고발장만 내면 수사기관이 알아서 사건에 대한 진행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정치ㆍ경제ㆍ사회적 갈등이 형사 소송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고소ㆍ고발 남발에 따른 수사력 낭비과 사회적 비용 증가도 심각한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이동희 경찰대 법학과 교수는 “무분별한 고소ㆍ고발을 막기 위해 ‘수사기관 상근변호사 제도’가 필요하다”고 제안한 바 있다.

제3기관 소속이나 법원 소속 변호사를 일선경찰서 등에 배치해 신체구속된 피의자에 대한 접견 및 권리고지, 위법수사에 대한 감시 등의 업무를 부여하고 민사성 고소민원에 대해서는 상담 역할을 맡겨 무분별한 고소를 차단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