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재보궐 앞 경쟁 과열에 “상처 주는 언동 하지말자”

김민석 ‘상한물’ 비판에 “열망 외면하는 것이 상하는 길”

부산 금정구청장 단일화 거듭 요청 “공동선대위 꾸리자”

조국, 민주당에 “서로 상처주지 말자…저부터 성찰하고 반성하겠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23일 자신을 향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호남 재보궐선거 관련 비판에 대해 “그러지 말았으면 좋겠다”며 “분노의 화살은 서로를 향해서가 아니라 윤석열·김건희 공동 정권으로 돌리자”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10·16 재보궐선거와 관련해 “민주당의 관심도 높아지는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조 대표는 “그런데 몇몇 민주당 의원님들은 비방을 하신다. ‘혁신당은 호남에 나서지 말라’며 험한 말씀까지 하신다”며 “혁신당에 대해서 ‘상하기 시작한 물이다’라고 비방하는 분이 있는데, 과하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경쟁해야 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김민석 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이 전날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 대한 반박이다. 김 최고위원은 “국가적 중대시기에 국민적 관심사의 국회의결에 빠지는 소탐대실은 엄히 비판 받아야 한다”며 “무엇이 중한지를 가리는 감각도, 왜 비판받는지를 성찰하는 염치조차 잃었다면 이미 고인물을 넘어 상하기 시작한 물”이라고 적었다. 지난 19일 본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채해병 특검법·지역화폐법을 표결할 당시 혁신당 지도부인 조 대표와 황운하 원내대표, 서왕진 정책위의장이 불참한 것을 겨냥한 발언이다.

조 대표는 “호남에서 민주당은 사실상 집권당이다. 그런데 호남에서 정치 혁신, 새로운 선택지를 희망하는 분들이 매우 많다”며 “이 열망에 부응하는 것이 어찌 ‘상하기 시작하는 것’이겠나. 열망을 외면하고 경쟁을 억압하는 것이 바로 상하기 시작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또 “민주당은 조국혁신당으로서는 상상도 못 할, 엄청난 규모의 선거대책위원회를 꾸렸다”며 “그게 경쟁의 효과, 혁신당 효과 아니겠나”라고 반문했다.

조 대표는 혁신당과 민주당은 우당”이라며 “누가 국민을 더 잘 섬길지 경쟁을 벌이는 상대다. 죽기 살기로 전쟁을 벌이는 적이나, 멸절(滅絕)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혁신당은 영광의 장현 후보, 곡성의 박웅두 후보가 당선되도록 정정당당하게 최선을 다하겠다. 민주당도 최선을 다하시리라 믿는다”며 “호남 유권자들은 각 후보의 능력, 정책, 도덕성, 전과 여부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판단하실 것이다. 이 선택권을 박탈할 권한은 누구에게도 없다”고 했다.

조국, 민주당에 “서로 상처주지 말자…저부터 성찰하고 반성하겠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황운하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

조 대표는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도 협력이 필요하다. 인천 강화에서는 조국혁신당이 민주당 후보에게 힘을 몰아줄 것”이라며 “부산 금정에서는 공개토론 후 후보 단일화를 하자고 여러 번 제안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이 순간까지 (민주당은) 아무 답이 없다”며 “이것이 맞느냐”고 물었다.

조 대표는 “금정에서 여덟 번 선거에서 여권 후보가 일곱 번 당선됐다. 단일화하지 않으면 필패”라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혁신당 비난보다는 어떻게 협력할지 더 고민하자”고 촉구했다. 그는 “혁신당과 민주당이 공동선대위원회를 꾸려 단일후보를 위해 같이 뛰는 모습을 국민들께 보여드리자”고 거듭 제안했다.

조 대표는 “혁신당과 민주당이 난투극을 벌이면 누가 좋아할까. 답이 뻔하다”며 “경쟁은 하더라도 서로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언동, 하지 말자. 각 당의 지지층을 서로 싸우도록 부추기는 언동, 하지 말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각 당의 지지자들, 그리고 관망하는 국민들은 실망하실 것이다. 저부터 성찰하고 조심하겠다”며 “혁신당과 민주당 모두 크게 보자”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방선거에서 정정당당한 경쟁, 정권교체라는 최종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협력, 그 길이 바로 민주진보진영의 승리로 가는 첩경”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