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 취임 100일 간담회
“정치 복원하려면 대통령의 태도가 바뀌어야”
‘개혁기동대’ 내세워 원내 주도…당 내부 호평
“협상 같이 해야 하는데 그게 잘 안돼” 지적도
[헤럴드경제=안대용·양근혁 기자] 원내 1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입법 드라이브’를 주도한 박찬대 원내대표가 곧 선출 100일을 맞는다. 지난 5월 단독으로 나서 22대 국회 민주당의 첫 원내대표로 뽑힌 후 단일대오를 이끌면서 중점 법안을 밀어붙였다는 점에 대해 당 내부에선 긍정적인 인식이 주를 이룬다. 반면 여당과 ‘싸움’에 집중하는 동안 법안 처리와 국회 운영 관련 협상 측면에선 미흡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박 원내대표는 8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개정 전 민주당 당헌은 총선 후 첫 원내대표의 임기를 새로 국회 문을 열면서 의원 임기가 개시되는 날부터 시작되도록 규정하고 있었지만, 박 원내대표는 선출 직후부터 국회의장 선출 및 원(院) 구성 등 22대 국회 원내 사안과 관련한 실질적 역할을 담당했다.
박 원내대표는 “대한민국이 처한 안팎의 상황이 엄혹하다보니 제1야당의 원내대표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초심을 잊지 않고, 국민께서 총선으로 보여주신 민심을 올바로 반영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 우리 국민께서 정치의 효능감을 체감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리더십이 정치 실종의 근본 원인이라고 언급하고 그 단적인 예가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 횟수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를 복원하려면 대통령과 여당, 특히 대통령의 태도가 바뀌어야 한다”며 “국회를 존중하고 야당을 국정운영의 파트너로 인정하고, 자신과 생각이 다른 국민의 얘기도 경청하고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과 정부·여당이 책임감을 갖고 국정에 임하길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했다.
앞서 박 원내대표는 총선 후 원내대표 선거 과정에서 방송 등을 통해 공개적으로 “4년 중에서 올 1년이 가장 중요하고, 이 1년 중에서 초기 4개월 5, 6, 7, 8월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고 실제로 22대 국회가 문을 연 후 당론 채택 법안을 밀어붙였다. 민주당은 법제사법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를 비롯한 각 상임위원회를 중심으로 여권을 겨눈 청문회와 탄핵 카드도 쉴 새 없이 꺼냈다.
‘개혁기동대’라는 이름을 내세워 원내 사안을 주도한 박 원내대표를 두고 당 내에선 호평이 줄을 잇는다.
수도권의 한 민주당 의원은 헤럴드경제에 “총선에서 이기고 나서 변화에 대한 당원들의 강한 요구 또 국민들의 요구를 받아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서 애를 썼다고 본다”고 했다. 또 다른 의원은 “윤석열 정권에 대한 무능과 무책임에 대해 국민과 당원들이 원하는 끝까지 갔다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정권이 무너뜨린 공정과 상식을 세우려고 열심히 한 게 공이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초선 의원은 “좌고우면 하지 않고 앞으로 전진하겠다고 했었는데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계속 행사하는데도 물러나지 않고 쭉쭉 나가는 방식으로 한 것은 잘했다고 본다”고 했다.
반면 여당과의 협상에 대한 아쉬움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야당은 투쟁과 협상을 같이 해야 한다. 싸움만 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며 “싸움과 협상을 적절한 때 잘 해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되고 있다. 싸움은 쉽지만 협상은 어려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정권이 무도하고 비정상적이긴 하지만 국회에서는 또 다른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어야 한다”며 “협상에 능해야 좋은 지도자”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