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아시아 주요국 중 방한관광회복 1위
코로나 전과 후, 관광통계로 본 ‘찐친’들
미국은 ‘관광한미동맹’, 호주도 코리아러시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유엔 관광기구(UNWTO) 등 전문기관들은 올해 세계 관광이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회복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세계 관광 회복률은 88%, 중국의 해외여행규제가 지속되던 아시아는 이보다 훨씬 낮았다. 한국은 63%에 그쳤지만, 올들어 중국-홍콩-대만 등 중화권 국민들의 해외여행이 본격화하면서 올 상반기 91% 회복률로 수직상승했다.
아시아 관광 회복세가 전반적으로 더디면서 우리에겐 ‘큰 손’들이 많은 아시아에선 2019년 보다 더 많이 방한한 나라가 별로 없다.
최근들어 우정이 깊어진 대만, 싱가포르, 몽골 등을 제외하고, 중국, 일본, 홍콩, 베트남, 태국 등 아시아 ‘큰 손’들은 여전히 마이너스(-)인 상황이다. 이에 비해 유럽과 중동, 미주, 대양주는 대부분 이미 코로나 이전 보다 더 많이 한국여행을 택하고 있다.
대륙별 관광 경기 회복 속도 차는 있지만, 한국관광이 코로나 이전상황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시점에서 2019년 보다 더 많이 한국을 찾는 나라들에게 강한 우정을 느끼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1일 한국관광공사의 2024년 상반기 관광통계에 따르면, 한해 10만명 이상 한국을 방문하는 나라 중 프랑스 국민들의 한류 러시, 즉 방한관광객 회복률은 비(非)아시아 국가 중 1위였다.
프랑스 파리올림픽 조직위를 비롯해 이 나라 공공 부문과 정치권 일각이 한국에 기본 예의도 지키지 않는 치졸한 폴리틱스,꼼수를 부리다가 국제적 망신을 당하고 있지만, 프랑스 국민들의 한국 사랑은 더욱 강해진 것으로도 해석된다.
한국 국민도 파리 올림픽 기간 중 프랑스 친구들을 만나러 대거 프랑스를 찾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7월31일 전하기도 했다.
코로나 이전과 현재의 방한객을 비교하는 회복률의 전체 1위는 폴란드로 무려 179.3%나 됐다. 2019년 상반기에 1만1000명 가량 오다가 올 상반기에는 2만명을 넘겼다. 우리나라와 국방, 문화 등 다방면의 교류가 활발해진 나라이다.
2위는 ‘형제의 나라’ 튀르키예(2만2710명, 159.5%), 3위는 싱가포르(17만2088명, 156.6%)였다. 싱가포르는 팬데믹 기간 중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지혜롭고 방역 잘한 나라끼리만 여행을 하기로 하는 ‘쌍방형 트래블버블(여행안전권역 협정)’을 체결한 유일한 국가이다.
우리가 많이 여행가는 나라들의 방한도 눈에 띈다. 4위는 프랑스(7만7203명, 156.1), 5위는 스페인(1만8832명, 151.6%), 6위는 스위스(1만1925명, 150.8)로 나타났다.
7위는 스리랑카(1만3750명, 150.6%), 8위는 브라질(1만5523명, 143.4%), 9위는 호주(11만7405명, 143.9), 10위는 네덜란드(2만4842명, 139.1%)였다.
한국에 연간 10만명 이상 오는 비(非)아시아 국가 중 호주 국민의 방한 회복률은 2위였다. 상호 문화관광교류가 매우 활발하게 진행되는 나라이다.
그간 시드니에 집중돼 있던 호주행 외래객들이 ‘노마드 코리안’들의 맹렬한 개척정신에 힘입어, 이 나라 제1 도시 멜버른, 제3 도시 브리즈번, 퍼스, 애들레이드, 케언스 등으로 확장되는 상황이다.
이어, 독일(7만8816명, 138.8%), 오스트리아(7354명, 134.8%), 아일랜드(6031명 134.3%), 루마니아(8092명, 132.3%), 인도(8만9339명, 132.0%), 벨기에(8868명, 132.8%), 방글라데시(1만986명, 130.6%), 미국(64만1459명, 126.2%), 몽골(6만5909명, 125.5%), 사우디 등 걸프 6개국(1만9029명, 125.1%) 순으로 회복률이 높았다.
미국은 방한객 ‘빅4’의 큰 손님이면서도 팬데믹 이전보다 훨씬 많이 한국을 찾아줌으로써 ‘관광 한미동맹’의 모습까지 보여주었다는 한국인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이밖에 이탈리아, 포르투갈, 남아공, 그리스, 캐나다, 캄보디아, 덴마크,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뉴질랜드, 대만, 불가리아, 스웨덴, 핀란드, 영국, 노르웨이, 크로아티아, 카자흐스탄, 이란 순으로 100%를 초과하는 회복률을 보였다.
멕시코(1만3532명, 98.7), 필리핀(24만7878명, 96.7%), 미얀마(3만4515명, 91.3%), 베트남(24만9231명, 90.5%)은 조만간 완전한 회복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방한객 2위인 일본발 외래객(143만 1999명, 86.6%)은 월별 회복률 100%를 넘겼다가 다시 그 아래로 내려가기를 반복하고 있어 “벌써 한계에 도달한 것이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방한객 1위인 중국(221만 8979명, 79.2%)은 빠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회복률 자체가 좀 낮아 연말까지 2019년 상황을 넘어설지 미지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