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설문…15% “WGBI 편입 시 한국 국채 투자 고려”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외국인 투자자 10명 중 8명은 한국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이 국고채 시장 발전에 긍정적일 것으로 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5일 금융 데이터 회사 블룸버그는 서울 을지로에서 열린 세미나 '대한민국 국고채 국제화를 향한 길과 그 너머의 기회'에서 이런 내용의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블룸버그와 국제자본시장협회(ICMA)가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조사는 미국, 유럽, 아시아 등지의 글로벌 금융 종사자 308명을 대상으로 지난 1월 30일부터 3월 11일까지 실시됐다. 설문조사 결과는 올해 5월 기획재정부에 전달됐다.
한국이 9월 WGBI에 편입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응답자의 24%는 한국의 WGBI 편입이 국고채 시장에 아주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응답자의 56%는 다소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응답자의 80%가 WGBI 편입으로 한국 국고채 시장에 긍정적이라고 진단한 것이다. 응답자의 16%는 아무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답했고, 4%는 다소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설문조사 당시 한국 국고채에 투자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3%에 그쳤다.
응답자의 6%는 과거 한국 국고채에 투자한 적 있으나 현재는 그렇지 않다고 밝혔다. 응답자의 91%는 투자 경험이 없다고 답했다.
한국 국고채에 투자하지 않고 있다는 응답자 281명 중 59%는 앞으로도 투자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고, 29%는 추후 투자 여부가 확실하지 않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7%는 미래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고, 5%는 향후 1~2년 이내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향후 한국 국고채 투자를 고려하기 위해 어떤 환경이 조성돼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32%가 국제예탁결제기구(ICSD)를 통한 국고채 거래를 꼽았다. 응답자의 27%는 역외 시장에서의 원화 거래가, 응답자의 15%는 WGBI 편입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추후 1년간 한국 국고채 거래량을 늘리는 데 기여할 주요 요인을 모두 꼽으라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62%가 ICSD를 통한 국고채 거래를 꼽았다. 응답자의 42%는 WGBI 편입, 응답자의 30%는 세제 개편을 꼽았다.
앞서 한국은 지난달 27일 국채통합계좌를 개통해 외국인 투자자의 거래 편의성을 높였다. 국채통합계좌는 ICSD가 외국인 투자자를 위해 한국예탁결제원에 개설한 계좌로, 이를 통해 외국인 투자자는 한국에 별도의 계좌를 개설하지 않고도 국고채 거래를 할 수 있다.
국고채 시장의 매력을 높일 수 있는 요인으로는 투명성, 효율성, 접근성이 좋은 국고채용 전자거래 플랫폼 도입,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을 활용한 운영 효율성 개선 등의 응답이 나왔다.
빙 리 블룸버그 아시아태평양 대표는 "기술 향상 및 인프라 개선은 시장 참여를 증가시킬 수 있는 혁신적 요인"이라며 "첨단 기술을 통해 견고한 전자 거래 플랫폼이 제공되면 국고채 시장 인기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무시타크 카파시 ICMA 아시아태평양 대표는 "자본시장 개혁으로 한국 국채가 WGBI에 편입될 가능성이 커진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