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안했다?…CCTV속 세탁기 ‘뚜껑’에 비친 경악스런 장면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123RF]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피해자 진술 말곤 객관적 증거가 없던 성폭행 사건에서 영상을 꼼꼼하게 분석, 사건을 파헤친 춘천지검 강릉지청 수사팀이 대검찰청 2분기 과학수사 우수 사례로 뽑혔다.

24일 대검에 따르면 강릉지청 형사부(국진 부장검사)는 올해 3~4월 교제하던 피해자를 6차례 강간한 혐의로 A 씨를 구속기소했다.

구속 상태로 송치된 A 씨는 범행을 전면 부인했다. 피해자가 증거로 낸 약 39분 분량 영상에서 두 사람이 구체적으로 확인되는 장면은 약 2분 가량뿐이었다.

수사팀은 이 영상 속 세탁기 플라스틱 뚜껑에 나머지 약 37분간의 범행 장면이 비쳐 촬영됐다는 걸 확인했다.

이에 대검 법과학분석과에 영상 확대와 화질 개선 등 감정을 요청했다.

선명화, 화면 보정, 필터 분석, 노이즈 제거 등 과정 이후 확인한 영상으로 수사팀은 기존 송치된 범행일시 외 시점에 범행이 이뤄진 장면을 확인할 수 있었다.

A 씨는 증거 앞에서 범행을 모두 자백했다. 수사팀은 추가 범죄사실까지 밝혀 재판에 넘겼다.

대검은 해경이 복구하지 못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복구하고 법의학 자문까지 받아 선장과 선원의 살인 및 살인방조 혐의를 규명한 광주지검 목포지청 형사2부(이경석 부장검사), DNA·화학분석과 재감정을 통해 준강간 혐의를 명백히 밝혀낸 서울동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임유경 부장판사)도 우수 사례로 뽑았다.

한편 앞서 대검은 1분기 과학수사 우수사례로는 아버지를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주장한 아들이 범행을 사전에 계획하고 증거를 인멸한 사실을 밝혀낸 대구지검 상주지청 수사팀 등이 선정된 바 있다.

이밖에 국내 최대 반도체 장비 제조사의 영업비밀인 반도체 세정 장비 기술을 해외로 유출한 피의자가 구속되자, 그의 친형이 동생의 범행을 이어받아 60억원대 불법 수익을 취득한 사실을 적발한 안동건 수원지검 방위사업·산업기술범죄수사부 부장검사, 박성현 검사도 당시 우수 사례로 선정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