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스타치오 관련 제품 품귀·가격 인상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 개인 빵집을 운영하는 A씨는 피스타치오 케이크 등 일부 메뉴의 판매 중단을 고민하고 있다. 피스타치오 원재료 가격이 한 달 만에 2배 가까이 올라서다. A씨는 “피스타치오는 원래 고급 견과류라 ㎏당 3만원 정도였는데 지금은 5만원이 훌쩍 넘는다”며 “가격이 올랐지만, 수요가 많아 발주를 넣더라도 품절되는 일이 잦아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예 메뉴에서 (피스타치오 관련 메뉴를) 빼는 것을 생각 중”이라며 “두바이 초콜릿 유행이 달갑지 않다”고 덧붙였다.
#. 두바이 초콜릿을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B씨는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일주일 새 피스타치오 원재료 가격이 30% 넘게 올라서다. B씨는 “500g에 4만원대이던 피스타치오 페이스트가 한 번에 5만원 후반대로 올랐다”며 “가격이 빠르게 치솟아 지금 가격이 제일 싸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했다. 그는 “처음보다 원재룟값 부담이 커진 상황이라 가격을 올려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두바이 초콜릿’ 열풍이 불면서 핵심 재료 중 하나인 피스타치오 가격이 치솟고 있다. 피스타치오 수요가 폭증한 영향에 따라 피스타치오 페이스트, 분태 등도 함께 가격이 뛰는 상황이다.
현재 제과·제빵 재료를 전문 판매하는 주요 온라인 몰 기준 탈각 피스타치오는 ㎏당 3만~5만원, 분태는 3만~4만원, 페이스트는 1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마저도 물량 부족으로 품절되거나 구매 수량을 제한한 곳도 있다. 값이 오르면서 매번 재료를 구매해 사용하는 일반 자영업자의 부담은 큰 상황이다.
‘피스타치오 대란’ 배경에 있는 두바이 초콜릿은 본래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픽스 디저트 쇼콜라티에(Fix Dessert Chocolatier)’가 생산하는 제품이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주목을 받았다.
두바이 초콜릿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에서도 유사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현재 편의점 4사(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는 모두 두바이 초콜릿을 판매한다. 판매를 시작한 제품은 초도 물량이 빠르게 소진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제품이 완판되면서 온라인에서는 2배 가까운 가격에 중고거래가 이뤄지기도 했다.
백화점에서도 연이어 두바이 초콜릿을 선보이고 있다. 백화점 3사(롯데·신세계·현대)는 모두 두바이 초콜릿을 판매하는 팝업을 진행했다. 팝업에서 선보인 두바이 초콜릿은 연일 완판 행진을 이어가며 모객에 성공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규모로 재료를 확보하는 기업과 달리 소규모 자영업자의 어려움은 더 심해질 수도 있다”며 “피스타치오뿐만 아니라 이상기후에 따른 원재료 가격 인상 부담은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