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가루쌀 육성 정책에 식품업계도 동참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국내 식품업계가 쌀로 만든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정부가 가루쌀을 활용해 쌀 소비량을 늘리겠다는 정책을 펼치자 업계도 이에 동참해 신제품 개발에 나섰다.
2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에 삼양식품, 샘표, 피자알볼로 등 업체가 가루쌀을 사용한 신제품을 선보인다. 피자알볼로는 가루쌀을 넣은 피자 도우를, 삼양식품은 냉동 군만두와 치킨에 쌀가루를 넣어 출시할 계획이다. 샘표는 가루쌀을 발효해 사용한 ‘국산 쌀 고추장’을 개발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가루쌀은 전분 구조가 밀가루와 비슷해 가루를 내기에 적합한 쌀 개량 품종이다. 물에 불리지 않고 건식으로 제분할 수 있어 제품 생산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정부는 쌀 소비가 줄어들자, 식량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가루쌀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지난해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전년 대비 0.3㎏ 감소한 56.4㎏을 기록했다. 30년 전 1993년 소비량(110.2㎏)의 절반 수준이다. 밀·옥수수·콩 등으로 만든 가공식품 소비가 늘어나면서 최근 3년(2021~2023년) 평균 곡물자급률은 19.5%였다. 같은 기간 전 세계 평균(100.7%)보다 낮다.
정부는 올해 135개 가루쌀 전문 생산단지를 모집해 재배면적을 확대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쌀 가공식품 시장은 지난 2018년 6조3000억원에서 2022년 8조4000억원까지 58.3% 증가했다. 정부는 가루쌀을 활용해 2028년까지 쌀 가공식품 시장을 17조원으로 키우는 것이 목표다.
식품기업들도 주력 제품 특성을 살려 쌀 가공식품을 선보이고 있다. 런던베이글은 지난 5월 ‘단팥 쌀베이글’을 출시했다. 농심은 6월 쌀면을 사용한 ‘별미볶음면 매콤찜닭맛’을 내놓았다. CJ제일제당은 지난 9일 밀가루 반죽에 쌀을 넣은 ‘비비고 우리쌀 만두’를 출시했다.
가루쌀은 제면·제과·제빵뿐만 아니라 우유로도 생산된다. 신세계푸드는 식물성 대안식 브랜드 ‘유아왓유잇’을 통해 국산 가루쌀로 만든 우유 ‘라이스 베이스드’를 출시했다. 가루쌀과 현미유 등 식물성 원료만 사용해 우유로 만든 제품이다.
라이스 베이스드 1ℓ에는 가루쌀 100g이 들어간다. 신세계푸드는 올해 하반기에만 1ℓ 제품이 약 40만개 판매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9월 말에 출시될 200㎖ 제품 예상 판매량이 약 100만개, ‘라이스 베이스드’를 활용한 가루쌀 소비량은 60t(톤)에 육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