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와인 수입, 직전 반기 대비 3% 줄어

수요 줄자 업황도 부진…주요 수입사 매출 ↓

와인 수입 ‘내리막길’…경쟁은 더 치열해진다 [푸드360]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코로나19 유행 당시 급증했던 와인 수입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업계는 매장을 재정비하는 동시에 다양한 할인 행사와 프리미엄 전략으로 반전을 꾀하고 있다. 고물가 속에서 와인 소비가 되살아날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22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와인(포도주) 수입량은 2만4460t(톤)으로, 작년 하반기(2만5232t)보다 3% 감소했다. 와인 수입량은 2021년 상반기 4만371t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2021년 하반기(3만6204t)부터 꾸준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와인 열풍이 시들해진 이유로는 고물가가 꼽힌다. 통계청에 따르면 과실주 소비자물가지수(2020년 기준 100)는 2022년 6월 92.58에서 올해 6월 105.07까지 오름세를 보였다. 물가 부담이 커지면서 와인을 구매하는 수요가 자연스럽게 줄었다고 볼 수 있다.

와인 수요가 줄면서 업황도 부진했다. 신세계L&B·금양인터내셔날·아영FBC·나라셀라 등 주요 와인수입 4개사의 지난해 매출은 역성장했다. 신세계L&B는 지난해 180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2604억원) 대비 12.5% 감소한 규모다. 같은 기간 금양인터내셔날도 전년(1414억원)보다 15.1% 줄어든 1201억원이었다. 아영FBC는 전년(1242억원)보다 14% 감소한 1067억원, 나라셀라는 전년(1071억원)보다 20.4% 줄어든 853억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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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을 마시는 모습. 사진은 기사와 무관. [연합]

하반기 와인 업계의 최대 과제는 실적 회복이다. 눈에 띄는 전략은 ‘프리미엄’이다. 신세계L&B는 수익성이 낮은 매장을 정리하고, 소수 매장에서 고가 와인을 중심으로 판매하는 전략을 검토 중이다. 신세계백화점도 하우스 오브 신세계 내 고급 와인 전문 매장인 ‘와인 셀라’를 마련했다. 금양인터내셔날은 미국 프리미엄 와인 ‘벨라 오크스’. 뉴질랜드산 ‘크래기 레인지’ 등을 선보이며 제품군을 강화했다.

가성비가 아닌 프리미엄 전략을 택한 배경에는 꾸준히 감소하는 수요가 있다. 실제 올해 상반기 포도주 수입량은 2021년 상반기보다 39.4% 줄었으나, 같은 기간 수입액 감소 폭은 2억8000만달러에서 2억2374만달러로 20% 감소에 그쳤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원화가 약세인 점을 고려해도 수입량과 수입액 감소 폭이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난 이유는 프리미엄 와인 수입이 늘었기 때문”이라며 “국내에 프리미엄 제품 수요가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저가 와인에 대한 수요가 여전하다고 보고 있다. 대형마트에서 와인이 소주보다 많이 팔린 것도 이런 맥락이라는 해석이다. 이날 이마트 발표에 따르면 주류 매출 중 와인은 14위로 소주(18위)보다 많이 판매됐다. 롯데마트에서도 와인 매출이 11위로 소주(14위)를 앞섰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불황에 홈술족이 늘면서 와인 수요가 유지되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특히 관련 할인 행사를 펼칠 때 매출이 눈에 띄게 증가한다”고 전했다.

‘짠물 소비’도 두드러진다. 아영FBC가 판매하는 와인 보존 장치 ‘코라빈’이 대표적이다. 코라빈은 비활성 가스를 주입해 와인을 병 단위가 아니라 잔 단위로 마실 수 있도록 돕는 장치다. 아영FBC의 올해 상반기 코라빈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238.5%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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