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株, 상승行 막차 탑승구 닫히기 직전?…‘30조 잭폿’ 체코원전 수주 임박 [투자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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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향후 15년 이상 국내 원전 생태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란 평가가 나오는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수주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결과 발표가 임박했다. 그만큼 국내 원전 관련 종목의 주가도 오름세를 보이는 등 투심이 주목하고 있는 분위기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원전 ‘대장주’로 꼽히는 두산에너빌리티는 전날 2.78% 내린 2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체코 원전 수주를 위해 구성된 ‘팀 코리아’ 소속 한전기술과 한전KPS 등도 전날 각각 2.74%, 2.21% 하락했다. 이는 최근 주가가 급등한 데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시장에 몰린 탓으로 풀이된다.

앞서 두산에너빌리티, 한전기술, 한전KPS의 주가는 최근 1개월 간 각각 7.58%, 10.95%, 3.43% 오른 바 있다. 지난 석달 간으로 기간을 늘렸을 때 세 종목의 주가 상승률은 각각 41.08%, 36.39%, 13.74%에 이른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가가 급등세를 타는 구간은 일반적으로 향후 발생할 호재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는 시기”라면서 “체코 원전 수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결과 발표가 목전에 다다르자 그동안 거둔 차익을 실현하는 것과 함께, 혹여나 수주에 실패했을 때 발생할 주가 급락에 대비하려는 매물이 나온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들 종목의 향후 주가 흐름을 결정지을 하나의 요인은 바로 수주 여부다.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4기 수주전에서 ‘팀 코리아’와 경합 중인 곳은 프랑스전력공사(EDF)다. 체코 신규 원전 건설은 두코바니(5·6호기), 테멜린(1·2호기) 지역에 각 1.2GW(기가와트) 이하의 원전 4기를 짓는 사업이다. 사업비 규모는 최소 30조원대로 추산된다.

한국은 한국수력원자력, 한전기술, 한국원자력연료, 한전KPS, 두산에너빌리티, 대우건설 등 팀코리아를 결성해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팀코리아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다면 사실상 내년 상반기 최종 수주까지 확정되는 셈이다. 이 경우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수주 이후 15년 만에 달성한 한국형 원전 수출 쾌거가 된다.

업계 내에서는 팀코리아가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 건설 기술을 갖추고 공기를 정확히 지키는 데다, 프랑스에 비해 예산 준수 측면에서도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자평한다.

이런 점에서 일각에서는 팀코리아가 체코 4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수 있다는 관측이 있다.

반면 정부와 업계 모두 최종 결과가 발표되기까지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원전 수출에는 정부 간 지정학적·외교 관계 등 복잡한 변수가 작용할 가능성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원전 강국인 프랑스의 유럽연합(EU) 내 입지도 팀코리아로선 무시 못 할 변수로 꼽힌다.

‘24조 잭팟’ 체코원전 수주낭보…“폴란드·UAE·네덜란드 등 추가수주 가능성 높아져” [투자360]
체코 두코바니 원전. [CEZ Group 자료]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결과는 이르면 이날 중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체코전력공사(CEZ)의 관련 첫 회의가 이날로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다만, 결과가 이달 말이나 돼야 나올 수 있다는 현지 보도도 나온다. 16일(현지시각) 체코 에너지 전문배체 오에너제티스(Oenergetice)에 따르면 체코전력공사(CEZ)는 체코 산업통상부로부터 신규 원전 입찰자 제외 권한의 행사 기한을 26일까지로 2주 연장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이를 수용했다.

체코 정부는 체코전력공사와 계약에 따라 자의로 입찰 대상자를 제외할 수 있는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

총 사업비가 30조 원에 이르는 두코바니 원전 사업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체코 정부가 최종 결정을 체코전력공사의 손에 맡기지는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이번 권한 행사 기한 연장이 사실상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마감일 연장으로 해석되는 이유다. 입찰 대상자 제외 권한 행사 기한을 늦추면서 체코 정부는 최소 1번에서 2번 정도 회의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편, 과거 사례를 고려했을 때 수주 성공 시엔 원전 관련주가 추가 랠리를 펼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수주 당시 두산에너빌리티(당시 두산중공업) 주가는 수주 발표 후 3개월 간 21.65% 올랐고, 같은 기간 한전기술과 한전KPS도 각각 61.22%, 37.89%씩 오른 바 있다.

허민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K-원전이 체코 원전을 수주할 경우, 정치적 영향이 크게 작용할 수 있는 유럽 시장에서 경쟁력이 발휘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면서 “향후 폴란드 이외에도 2분기 이후 입찰 예정인 UAE, 네덜란드, 영국, 튀르키예 등에서 추가수주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체코 신규 원전 수주 이외에도 중장기적 관점으로 봤을 때 원전주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증권가에서 나오고 있다. 인공지능(AI) 개발·적용 확산에 따른 데이터 센터 확대 등에 필요한 전력 공급을 위해서라도 원전이 필수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면서다.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초당적으로 추진된 ‘원전 배치 가속화 법안’에 서명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1월 미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도 원전주에는 호재로 꼽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집권 2기 공약 패키지인 ‘어젠다 47’에는 기존 원전을 계속 가동하는 동시에 혁신적인 소형모듈원자로(SMR)에 투자해 원자력에너지 생산을 지원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박윤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전은 AI 수요 증가에 따른 전력 문제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고 AI의 장기적 성장성을 고려할 때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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