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인도네시아의 비행기 조종사들이 당국의 항공관제 시스템이 국제적 수준에 못 미칠 정도로 허술하다며 한목소리로 비판하고 나섰다. 지난달 자바해에서 추락한 에어아시아 여객기(편명 QZ8501) 사고를 계기로 인도네시아 관제당국이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나온 지적이어서 주목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동남아시아 중산층 성장과 저비용항공사의 등장으로 역내 항공시장이 커졌음에도 인도네시아 관제당국의 수준은 이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 조종사들과 항공 전문가들은 항공관제기구인 ‘에어나브’(AirNAV)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에어나브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항공관제 인프라 개선을 위해 지난 2013년 설립한 일종의 국영기업이다.
에어나브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것은 낮은 기술 수준과 노후화된 장비다. 글로벌 항공업계 평균과 비교하면 기초적인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기상예보와 여객기의 예상 항공 루트 등을 한꺼번에 살펴볼 수 있는 홍콩과 싱가포르 당국의 장비와는 큰 격차를 보인다.
비행경력 25년의 베테랑 조종사인 렌디 사스미타 아드지는 저널에 “민항기에 탑재된 기상 레이더나 다른 장비가 인도네시아 항공관제사가 알려주는 것보다 낫다”면서 “우리는 3D가 필요한데 그들은 2D에 머물러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기상 정보와 항공기의 운항 항로를 종합해주는 컴퓨터 시스템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다.
QZ8501기가 추락한 지점 인근의 경우, 천둥이나 번개 등 악천후가 자주 발생해 정확한 기상예보가 필요한 곳으로 꼽힌다. 그러나 관련 시스템 미비로 시시각각 변하는 기상 상황에 따른 항로 변경을 조언하기 어려웠다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항공기 간 안전거리를 유지해 충돌을 방지하는 항공 교통 관리 시스템도 마련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 시스템은 인도네시아 영공처럼 운항량이 많은 곳에선 비행 안전을 위해 필수적인 것으로 꼽힌다.
아시아ㆍ태평양항공사협회(AAPA)의 앤드류 허즈먼 사무총장은 “기상 상황이 나쁘거나 운항량이 많을 때는 이 시스템이 항공기가 몰려있는 곳으로 가지 않도록 도와준다”고 설명했다.
밤방 카효노 에어나브 대표는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기상 상황에 따른 항로 추적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시스템을 도입하는 방안을 놓고 고려 중”이라고 해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