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52주 신고가’에 펀드 수익률도 ↑
밸류업 배당 기대감에 계열사 주가도 ‘훨훨’
최근 1개월 간 SK·LG·포스코 모두 앞서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삼성그룹주 펀드 투자자들이 모처럼 활기를 되찾고 있다. 최근 호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삼성증권·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계열사들도 실적 개선과 ‘밸류업 프로그램’ 배당 기대감 등에 힘입어 주가가 고루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주요 그룹 펀드와 비교해도 양호한 성과를 거두면서 최근 한 달 사이 26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유입됐다.
9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7개 삼성그룹주 펀드는 최근 1개월 평균 5.83%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4.06%)의 수익률보다 높은 수준이다. 그간 3개월(0.74%), 연초 이후(5.61%) 등 여러 구간에서 코스피 지수를 밑도는 성과를 보였지만 최근 상승세로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그룹 ETF 상품에선 ▷TIGER 삼성그룹펀더멘털(6.29%) ▷ACE 삼성그룹섹터가중(6.16%) ▷KODEX 삼성그룹(5.96%) 순으로 수익률이 높았다.
특히 손쉬운 투자가 가능한 삼성그룹 ETF를 중심으로 뭉칫돈이 몰렸다. 최근 1개월 동안 유입된 자금만 2600억원이 넘는다. 삼성그룹 중 시가총액 1조원 이상의 핵심 계열사에 투자하는 ‘KODEX 삼성그룹’에는 2374억원이 유입됐다. 이 ETF의 순자산은 지난달 1조2000억원대를 머물다 최근 들어 다시 1조4000억원대로 커지고 있다. 지난해 6월 23일 이후 처음이다. 이 밖에도 ▷ACE 삼성그룹섹터가중(169억원) ▷KODEX 삼성그룹밸류(54억원) ▷KODEX 삼성전자채권혼합Wise(20억원) 등의 순자산도 늘었다.
삼성그룹펀드가 반등세를 보이는 이유는 계열사들의 주가가 일제히 회복되고 있어서다.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지난 5월 7만3500원까지 내렸다가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 효과에 힘입어 전날 52주 신고가(8만8600원)를 새로 썼다. 투자 비중이 큰 삼성물산과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최근 한 달 간 각각 9.55%, 4.21% 상승했다.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소재 제약사에서 10억6000만달러(약 1조4723억원) 규모의 CMO 계약을 수주했다는 소식도 전했다. 이 밖에도 삼성증권(18.73%), 삼성생명(9.61%), 삼성화재(7.13%) 등이 ‘밸류업’에 따른 배당 기대감에 힘입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다른 그룹주 ETF와 비교해도 양호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한 달간 6%대 수익률을 올린 삼성그룹 ETF와 달리 ‘TIGER LG그룹+펀더멘털’과 ‘ACE 포스코그룹포커스’는 각각 2.74%, 0.29%의 수익률을 거뒀다. SK하이닉스를 비중 있게 담은 ‘KOSEF SK그룹대표주’도 4%대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확대로 삼성·SK그룹을 담은 ETF가 높은 상승률을 보인 반면 2차전지 업황 둔화 우려가 커진 LG·포스코그룹 ETF는 부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기간 TIGER LG그룹+펀더멘털(-9억원)은 순자산이 줄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