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민주당의 ‘검찰 회유’ 주장에 ‘날짜별 일지’로 맞불
이재명 배우자 재판에서 증언두고 공방도
[헤럴드경제=윤호 기자]‘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을 두고 충돌한 더불어민주당과 검찰이 서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회유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 관련 재판이 산적한 상황에서 민주당이 ‘정치 검찰’이라며 연일 비판 수위를 높이면서 국민들의 혼란과 피로감도 커지는 양상이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한 박상용 수원지검 부부장 검사가 지난달 검찰 내부망에 이 전 부지사를 회유한 사실이 없다고 입장을 밝힌 데 대해 민주당이 “박 검사의 해명이 추상적”이라고 비판하자, 검찰은 민주당 주변 인물의 회유 경과를 일지형태로 제시하며 맞불을 놨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박상용 검사가 검찰 내부망을 통해 각종 의혹에 대한 해명을 내놓았다”면서도 “하지만 이 전 부지사의 옥중노트에 적시된 박 검사의 회유·압박 정황은 매우 구체적이고 사실적인데 반해 박 검사의 해명은 대부분 추상적”이라고 지적했다. 또 “신빙성 있는 구체적 정황에 대한 박 검사의 부실한 해명은 법무부 감찰 등 방식으로 검증돼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민주당의) 이화영 1차 회유 실패’, ‘이화영 2차 회유 실패’ 등의 표현을 쓰며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수원지검은 입장문을 통해 “이화영 피고인을 회유 압박해 진술을 번복시키고 실체적 진실을 왜곡하려는 것은 이화영 배우자와 민주당 관계자”라며 지난해 6월 9일부터 같은 해 9월 7일까지 이 전 부지사의 진술 등을 토대로 일자별로 정리한 ‘이화영에 대한 주변 인물들의 회유 경과’를 제시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부지사는 대북 송금 혐의를 전면 부인하다가 지난해 6월 9일 “이재명 전 지사가 대북 송금과 관련돼 있다”며 진술을 번복했다. 이같은 진술 내용이 법정에서 공개되자 민주당 의원의 회유를 받은 이 전 부지사의 배우자가 “정신 차려라. 계속 그러면 가족으로서의 의무뿐만 아니라 변호인의 도움도 없을 것”이라고 소리쳤다는 게 일지의 내용이다. 검찰은 이에 대해 ‘이화영 1차 회유 실패’라는 표현을 썼다.
이후 같은 해 8월 8일 법정에서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이었던 법무법인 덕수의 김형태 변호사가 ‘재판부 기피 신청서’를 제출한 후 사임계를 내고 퇴정했다. 당시 이 전 부지사는 “덕수가 제출한 기피신청서 등은 나와 상의 되지 않은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검찰은 이를 두고 ‘2차 회유 실패’라고 했다.
민주당과 검찰의 충돌은 지난 주말을 지나 7월로 접어들어도 완화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전날 검찰 출신인 이성윤 민주당 의원은 최고위원에 출마하면서 “윤석열 검찰 정권이 들어선 후 2년이 넘도록 수백 번의 압수수색과 함께 아직까지도 주야장천 정치수사와 정치기소가 자행되고 있다. 검찰정권을 끝장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같은날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 배우자 김혜경 씨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에서 과거 김씨의 수행팀장과 검찰이 증언 내용을 두고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이 전 대표의 대선 경선 선거캠프 소속 전 수행팀장인 A씨는 법정에서 “처음 수행 시작할 때 사모님께서 ‘선거캠프 카드로 본인 식사비만 결제하면 된다. 잘 지켜야 한다’고 당부 말씀하셨다”고 밝혔다. 검찰은 “김씨에 유리한 증언을 왜 이제야 하느냐”고 따져물었지만 A씨는 “딱히 질문하지 않아 답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