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웹툰의 모기업인 웹툰 엔터테인먼트가 27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 상장돼 나스닥 거래 첫날 10% 가까이 급등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웹툰 엔터테인먼트(종목코드 WBTN)는 공모가 21달러보다 9.5% 높은 23.0달러에 거래를 마쳐 이를 적용한 상장 후 기업가치는 약 29억 달러(약 4조원)로 추산된다. 네이버의 기술력과 사업력, 국내 작가들의 창작력, 독자들의 열정이 이뤄낸 성과다. 특히 한국 콘텐츠 기업의 첫 미국 상장인데다, 일본 정부가 ‘라인야후’의 네이버 지분을 팔라고 압박하는 ‘라인 사태’ 후 소식이라 더 의미가 크다.

네이버웹툰은 광범한 이용자를 거느린 플랫폼과 한국 독자적인 콘텐츠가 만나 새로운 사업영역을 개척한 모범적인 사례다. 업계 1위 포털사이트가 기반이 됐고, 아마추어부터 기성작가까지 창작자 문호를 개방했다. 특히 페이지를 옆으로 넘기지 않고 밑으로 내려가는 ‘세로 스크롤’ 방식은 디지털 시대 만화를 읽고 보는 방식의 혁신을 가져왔다. 웹툰 인기는 곧 파생 콘텐츠 제작으로 이어졌다. 지난 10여년간 웹툰 원작 영상은 100편, 게임은 70편 이상이라고 한다. 현재 네이버웹툰은 150개국 이상에서 1억7000만명의 월간활성사용자(MAU)를 보유했다. 웹툰 창작자는 2400만명, 월간유료사용자는 780만명이다.

이같은 네이버웹툰 생태계 구축과 확장 가능성이 미 증시 상장의 흥행을 가져온 요인이다. 네이버웹툰은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원작을 출판, 영상, 게임, 캐릭터 등으로 확장하는 지적재산(IP) 2차사업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준구 웹툰엔터테인먼트 창업자 겸 대표이사는 “디즈니처럼 훌륭한 작품들을 글로벌로 배급할 수 있는 배급망과 지식재산(IP)을 갖춤과 동시에 디즈니처럼 100년 넘게 가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네이버웹툰의 북미시장 진출은 그동안 미국 ‘그래픽노블’과 일본 ‘망가’에 가려져 있던 웹툰을 글로벌 주류로 성장시킬 계기다. 한국의 또다른 콘텐츠 플랫폼 기업들도 해외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고 한다. 국내에선 규제 혁신으로 도전적인 기업들이 더 많이 나오도록 하고, 해외에서는 각국 정부의 견제로부터 우리 기업의 해외 사업을 보호하는 정부의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네이버웹툰은 증권 신고서에서 “애플 또는 구글이 네이버웹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식으로 플랫폼을 수정할 수 있다”고 할 정도로 경쟁은 격화됐다. 각국 정부는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외국 기업을 대상으로 국가 안보와 개인정보 보안, 반독점, 소비자보호 등 명분으로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다. 이에 대비한 정부의 각별한 역할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