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과거에 비해 다소 살이 빠진 듯한 방시혁 하이브 의장의 모습이 소셜미디어(SNS) 상에 등장했다. 하이브 대표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맏형 진의 전역 행사에 참석해 촬영한 기념 사진이 방 의장 SNS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공개된 것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방 의장의 사진 게시물이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라온 것은 민희진 어도어 대표와 경영권 분쟁이 벌어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방 의장은 전날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진과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성공적인 복귀를 축하한다(With Jin Congratulations on your successful return!)”는 글을 남겼다.
해당 사진은 전날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개최한 팬 이벤트 ‘2024년 6월 13일의 석진, 날씨 맑음’ 현장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인다. 방 의장은 행사 비표를 목에 건 채 진과 함께 환하게 웃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날 개최한 팬 이벤트는 진의 전역 후 첫 행사이자, BTS의 데뷔 11주년 행사였다.
민 대표와 갈등이 벌어진 이후 방 의장은 지난달 28일 대중의 앞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 중구 한 호텔에서 열린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과 간담회에 참석하는 과정에서 취재진의 카메라에 포착되면서다.
앞서 하이브는 지난 4월 22일 “민 대표 등 어도어 경영진이 경영권을 탈취하려 한다는 정황을 확보했다”면서 내부 감사에 착수했다.
이후 민 대표가 두 번의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표명, 방 의장을 비롯해 하이브 측과 대립각을 세우는 과정에서도 방 대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SNS 활동도 중단한 바 있다.
줄곧 침묵을 유지하던 방 의장은 지난달 17일 법원에 제출한 탄원서를 통해 “한 사람의 악의에 의한 행동이 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만들어온 시스템을 훼손하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하이브는 지난달 31일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해 민 대표를 해임하려 했지만, 하루 전인 30일 법원이 민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낸 주총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며 계획에 실패한 바 있다. 임시 주총에서는 민 대표 측 이사들이 모두 해임되고, 하이브 측 3인의 신규 사내이사가 선임됐다.
민 대표는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을 통해 하이브 측과 화해하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하이브는 아직까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오히려 하이브 산하 레이블 중 하나인 빌리프랩이 민 대표가 제기한 아일릿의 뉴진스 표절 의혹을 반박하며 민 대표를 업무방해 및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고 민사 소송을 추가로 제기하기도 했다. 아일릿은 빌리프랩 소속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하이브 측이 민 대표의 화해 요청에 대한 답변을 추가 소송으로 내놓았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두 달 가까이 벌어지고 있는 하이브와 민 대표 간의 갈등 속에서 하이브 주가는 20만원 선을 기준으로 오르내리고 있는 모양새다.
민 대표에 대한 하이브 측의 감사가 시작되기 전날(4월 19일) 종가인 23만500원과 비교했을 때 전날 종가인 20만500원은 13.02% 내려 앉은 수준이다.
갈등이 지속된 기간 동안 종가 기준으론 18.96% 하락한 18만6800원(5월 22일)까지 내려 앉았고, 장중가 기준으론 하락률이 19.44%에 달하는 18만57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전날 기준 하이브의 시가총액은 8조3512억원이다. 갈등이 표면화되기 전 9조6008억원과 비교했을 때 1조2496억원이나 증발해버린 셈이다.
한편, 증권가에선 하이브의 주가가 리스크를 딛고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진의 전역에 이어 글로벌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가 하이브와 재계약을 맺었다는 점도 호재란 평가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5일 보고서를 통해 하이브에 대해 “1분기의 저조한 아티스트 활동에 더불어, 일회성 비용(2팀 데뷔 및 게임 퍼블리싱 관련) 반영으로 다소 침체됐던 상반기였다”며 “반면 하반기는 BTS 멤버 순차 제대 외에도 보유 아티스트들의 공백없는 라인업으로 완벽한 상저하고 흐름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반기 추가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포인트는 인플루언서에 가까운 해외 아티스트들의 위버스 활용 및 위버스 수익화”라며 “멀티프로듀싱 체제에 대한 의구심 있으나 성숙화로 가는 과정이라는 판단이고 업종 내 시스템과 IP(지적재산권)가 모두 갖춰진 유일한 회사”라고 평가했다.
이환욱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지난 11일 보고서를 통해 “하이브 소속 IP 합산 스포티파이 월간 청취자 수는 1억 516만명(2일 기준)을 수준을 기록 중”이라며 “전년동월 대비 상승률은 20.5%로 가파른 성장세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1년간 신규 런칭한 IP 보이넥스트도어, TWS, 아일릿 3팀의 합산 월 청취자 수는 현재 2014만명(하이브 합산 청취자 수 내 비중 19.2%) 수준으로 성숙기 IP의 하락분을 모두 상쇄하고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