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만 달러 송금 목적·김성태 진술 신빙성 유지도 관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합]

[헤럴드경제=윤호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으로 기소되면서 향후 재판에서 다뤄질 주요 쟁점에 관심이 쏠린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수원지검 형사6부(서현욱 부장검사)는 이 대표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외국환거래법 위반, 남북 교류 협력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기소 이유는 지난 2019년 1월∼2020년 1월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표가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에게 경기도가 북한 측에 지급해야 할 스마트팜 사업비 500만 달러와 도지사 방북비 300만 달러를 대납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이 대표 재판에서 다뤄질 주요 쟁점 중 하나는 김성태 전 회장이 쌍방울 임직원을 동원해 북한 조선노동당에 전달한 돈의 목적이다. 수원지법(이화영 1심 재판부)은 지난 7일 이화영 전 부지사 선고 재판에서 쌍방울의 대북송금 목적을 “경기도 대납이 맞다”고 판단했고, 도지사 방북비에 대해 “경기도지사 방북 관련 비공식적으로 전달된 돈, 사례금 성격”이라고 판시했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가 북측에 약속한 스마트팜 사업비를 UN 대북제재로 줄 수 없게 되자 북한과의 관계가 단절될 경우 경기도가 추진하던 대북사업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 김 전 회장에게 대납을 요청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이재명 대표는 “터무니없는 허위”라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해 9월 대북송금 관련 제3자뇌물 혐의 검찰 소환조사 때 제출한 진술서를 통해 “경기도나 이재명은 북측에 돈을 줄 이유도 의무도 없다”며 “스마트팜 비용 대납 명목이라는 500만 달러는 쌍방울이 북측과 체결한 대북경협 사업의 대가이며, 도지사 방북비 300만 달러는 김성태가 방북해 북측과 경협합의서를 공개적으로 체결하려는 대가로 보는 것이 합리적 추론”이라고 주장했다.

이화영 1심 재판부가 대북송금 목적을 ‘경기도 대납’이라고 판단한 배경에는 김성태 전 회장 등 사건 주요 관련자들의 법정 진술 신빙성이 인정된 점도 크게 작용했다.

재판부는 김 전 회장이 2018년 12월경 대북사업을 추진하기로 결정한 데에는 이 전 부지사가 요구한 스마트팜 사업비를 대신 내주고 향후 경기도가 쌍방울의 대북 사업을 지원할 것이라는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봤다. 이런 점에서 김 전 회장이 “이화영에게 스마트팜 대납을 이재명 도지사에게 보고했냐고 물었을 때 ‘당연히 그쪽에 말씀드렸다’는 취지로 말을 들었다”고 반복해 진술한 것은 충분히 수긍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또 김 전 회장의 “이화영으로부터 대납에 대해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모두 보고했다'는 설명을 수차례 들었다. 쌍방울의 대북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도지사와 함께 방북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경기도지사 등의 전폭적인 지원과 보증을 기대했다”는 진술 신빙성도 대북송금 유죄 판단 근거로 삼았다.

이 때문에 이 대표 측은 향후 자신의 재판에서 이화영 1심 재판부가 유죄 근거로 삼은 김 전 회장 등의 진술 신빙성이 파기될 수 있는 근거를 제기하며 변론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쌍방울 그룹이 이 사건 핵심 증인인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을 매수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한 언론보도를 소개하며 ‘사건 조작, 모해위증 의혹’을 주장했다.

무엇보다 이 대표가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그가 대북송금 대납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는지 치열한 법정공방이 전망된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가 수시로 이 대표에게 북한 스마트팜 지원 사업, 밀가루 및 묘목 인도적 지원 사업, 도지사 방북 추진 경과와 사업 논의를 위한 북한·중국 출장 계획 및 결과 등을 보고한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은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서에 2019년 5월(이화영 중국 출장 후), 2019년 7월(2회 아시아태평양번영국제대회 후), 2019년 12월(이화영 부지사 사퇴 직전) 등 세 차례 시기를 특정해 이 전 부지사가 이 대표에게 “김성태의 방북비 대납”을 보고했다고 적었다.

또 당시 도의 결정 과정과 보고체계를 전제 사실로 기술하면서 “피의자는 ‘과장 전결사항이라도 중요 사항에 대해서는 도지사인 피의자에게 사전 보고를 철저히 할 것을 강조’했으며, ‘실·국장 책임하에 중요 사항에 대해서는 누락 없이 사전 보고를 철저히 하도록 재차 지시’하는 등 전결과 상관없이 모두 보고받는 체계를 확립시켜 왔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 대표는 보고받은 적이 없다며 “나는 모르는 일이고 이화영이 다 한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거액 송금을 대납하게 했다면 정치 인생뿐 아니라 개인적 삶도 망칠 중대범죄인데 그런 범행을 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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