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MS와 시총 격차 1390억달러
주가 6%가량 오를 시 1위 등극 가시권
AI 칩 전망 양호 속 美 반독점 이슈도
젠슨 황CEO 발언으로 삼성 HBM 기대↑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인공지능(AI) 칩을 주도하는 엔비디아가 애플과 시가총액 2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불과 1년 만에 1조 달러(약 1373조원)에서 3조 달러(4119조원)까지 불면서 이제는 시총 1위인 마이크로소프트(MS)까지 맹추격하고 있다.
7일 글로벌 자산종합 정보포털 인피니트 마켓캡에 따르면 엔비디아 시가총액은 2조9760억달러로 MS(3조1550억달러), 애플(2조9820억달러)에 이은 시총 순위 3위다. 엔비디아는 전날 시총 3조 110억달러를 기록하며 애플을 제치고 2위에 올랐지만 6일(현지시간) 주가가 1.18% 떨어지면서 다시 3위로 밀렸다. 엔비디아와 애플 간 시총 격차는 60억달러, MS와 격차는 1390억달러다. 엔비디아 주가가 6%가량 상승할 경우 MS 시총까지 따라잡을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엔비디아는 올 들어 무섭게 성장하면서 뉴욕 증시를 흔들고 있다. 엔비디아는 올 들어 주가가 151% 상승하며 AI 반도체 랠리를 이끌고 있다. 5일(현지시간) 애플은 오는 10일 세계개발자회의(WWDC)를 앞두고 6개월 만에 시총 3조 달러를 회복했지만 엔비디아가 10대 1 액면 분할을 앞두면서 주가가 5.16% 급등하며 시총 2위 자리를 꿰찼다. 통상 액면 분할은 가격을 낮춰 거래를 활성화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주가가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6월 시총 1조 달러를 넘어선 뒤 8개월 만인 지난 2월 2조 달러를 돌파했다. 그 뒤 4개월 만에 다시 3조 달러를 넘어섰다.
엔비디아는 AI 칩 수요와 액면분할 이슈 등이 맞물리면서 주가가 더 오를 것이란 전망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엔비디아가 일반 AI 분야의 중추적인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고 보고 “엔비디아 비일반회계기준 EPS 추정치가 41.58달러로 시장 예상보다 21% 높다"며 성장세를 예상했다. 신제품 기대감도 호재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일 차세대 AI 그래픽처리장치(GPU) ‘루빈’ 출시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3월 새로운 AI 칩 ‘블랙웰’ 출시 로드맵을 발표한 지 3개월 만에 로드맵을 발표한 것이다. 기술주 전문 운용사인 I/O펀드의 베스 킨디그 수석기술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가 AI 전용칩 분야에서 8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물론 경쟁업체보다 기술 수준이 한 단계 앞선다”며 “당분간 경쟁업체가 엔비디아의 아성을 무너뜨리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엔비디아가 반독점 이슈에 본격 휘말릴 경우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5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법무부가 엔비디아를 대상으로 반독점 조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데이터센터용 AI반도체 시장을 80% 이상 점유하고 있는 엔비디아가 AI반도체 시장을 두고 미 반독점기관의 조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에선 엔비디아가 이끄는 AI 반도체 랠리에 삼성전자가 탑승할 것이란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황 CEO가 지난 4일 기자간담회에서 삼상전자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엔비디아 제품 탑재 계획에 대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과 모두 협력 중이고, 이들 업체에서 모두 제품을 제공받을 것”이라고 밝히면서다. 삼성전자가 HBM을 엔비디아에 납품할 경우 본격 랠리에 탑승할 가능성이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하반기 삼성전자가 본격 납품할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SK하이닉가 오는 3분기부터 HBM3E의 비중을 높이면서 엔비디아가 HBM3 수급을 고민할 시점인데다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고객사 확대가 유리하다는 이유 등이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