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주택 지원에…면적제한 또 골치

“소수점 초과도 검토”…서울시도 요청

“아이 없는데 좁게 사세요!” 신혼부부 뿔난 0.32㎡ 무슨일이? [부동산360]
경기도에 위치한 행복주택 전용 34㎡ 내부 모습. [고은결 기자]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 공공임대주택 세대원 수 당 면적제한이 또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규정된 면적보다 살짝만 커도 공고에 지원할 수 조차 없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면적 제한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했지만, 그 사이에도 임대주택 공고는 계속 나오고 있어, 실수요자의 불만은 커지는 모양새다.

경기도 남양주 별내신도시에 위치한 남양주A24BL(별가람1-8단지)은 지난달 14일부터 29일까지 모집 공고를 열었다. 이 단지는 44형이 총 네 개 구성으로 나왔는데, 44A·B형은 전용면적이 44.41 ㎡이고 C·D형은 전용면적이 44.58㎡이다. 다시 말해 현 면적 규정에서는 아이 없는 신혼부부는 해당 공고에 지원할 수 없는 것이다. 같은 기간 모집을 받은 남양주 금곡 행복주택도 마찬가지다. 신혼부부형으로 나온 44A는 전용면적이 44.32㎡인데 면적제한으로 아이가 없이 2인으로 구성된 신혼부부는 지원이 불가하다.

“아이 없는데 좁게 사세요!” 신혼부부 뿔난 0.32㎡ 무슨일이? [부동산360]

이 단지에 지원하려다 실패한 한 예비 신혼부부는 “44형을 지원하려고 하니 면적 초과라고 떴는데 소수점 때문에 못한다고 한다”고 토로했다. 또다른 신혼부부 역시 “예비 신혼부부는 36형만 된다고 한다”면서 “소수점을 포함해줘야지 1.5룸에 둘이 살다 좁아서 애 가질 생각이 들겠냐”고 불만을 쏟아냈다.

행복주택을 공급하는 한국토지공사(LH)에도 면적 제한과 관련한 민원이 숱하게 접수되는 상황이지만, LH는 원칙이 2인 기준 전용면적 44㎡로 맞춰져있어 3인부터 해당 유형을 지원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LH 관계자는 “자녀가 없는 2인 신혼부부는 신청이 불가한 게 맞다”면서 “문제제기 하는 사람도 많지만 상한면적 기준은 전국적으로 다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부연했다.

앞서 정부는 공공임대주택 개정안에 영구·국민 임대주택과 행복주택 등 공공임대주택과 관련한 세대원 수 당 면적 제한을 발표했다. ▷세대원 수 1명은 전용 면적 35㎡ 이하 ▷세대원 수 2명은 전용 25㎡ 초과 44㎡ 이하 ▷세대원 수 3명은 전용 35㎡ 초과 50㎡ 이하 ▷세대원 수 4명은 전용 44㎡ 초과 등이 골자다.

그러나 이같은 면적제한이 임대주택 거주민들의 삶의 질을 낮춘다는 비판에 국토부는 다시 검토에 들어갔다. 국토부는 상반기 중 대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면적 제한 전면 재검토를 하면서 임대주택 입주자들 이야기 많이 듣고 있다”면서 “소수점 초과되는 부분 등도 염두에 두고 신경써서 개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서울시도 임대주택 면적 넓히기에 가세한 상황이다. 지난달 오세훈 서울시장 주도로 저출생 대응 ‘장기전세주택 시즌2’를 내놓으면서 아이가 없어도 장기전세주택 신혼부부형에 지원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면적 규정이 현 상태로 지속되면 정책 실행에 제한이 걸리는 부분이 많아진다. 특히 올해 말 입주 예정인 올림픽파크포레온은 현재 규정으로 아이 없는 신혼부부의 경우 전용면적 39㎡만 지원할 수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면적 제한과 관련해 국토부와 긍정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면서 “(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자 모집 공고가 나오는 7월까지 시행규칙 개정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