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나루히토(德仁) 일왕의 조카 가코(佳子) 공주가 그리스 공식 방문 도중에 2만6000원짜리 푸른색 니트를 입고 대중 앞에 섰다가 뜻밖의(?) 논란에 휩싸였다. 일본 왕실 대표 자격으로 참석한 공식 행사에서 저렴한 평상복 차림을 입은 것은 오히려 예의에 어긋난 행동이란 비판의 목소리가 불거지면서다.
28일(현지시간) 일본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가코 공주는 지난 26일 일본과 그리스 간의 외교 관계 수립 125주년을 기념해 그리스를 방문했다. 26일 오전 그리스 수도 아테네에 도착한 가코 공주는 다음 달 1일까지 공식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다.
가코 공주는 일본-그리스 외교관계 수립 125주년 기념식을 참석하는 것은 물론, 파르테논 신전과 케르키라섬 등을 둘러보고 청각장애인 시설과 보육원도 방문하는 일정을 소화한다.
논란은 가코 공주가 그리스 방문 첫 날인 지난 26일 세계문화유산인 파르테논 신전을 방문한 자리에서 터져나왔다. 당시 카코 공주는 그리스 국기를 연상시키는 짙은 파란색 반소매 니트에 흰색 와이드 팬츠를 착용했다.
온라인 상에선 가코 공주의 패션에 대한 정보가 빠르게 공유됐다.
일본 온라인 판매 한정 브랜드 ‘피에로트(Pierrot)’의 상품으로 추정되는 이 니트의 가격은 세금 포함 2990엔(약 2만6000원)이다. 가코 공주는 평소에도 이 브랜드의 제품을 즐겨 착용한다고 한다. 해당 니트는 온라인 매장에서 큰 인기를 끌며 일부 제품은 품절되기 했다.
다만, 온라인 상에서 해당 니트의 가격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발생했다.
관련 기사에는 30일 현재까지 옷차림 평가 관련 약 160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일부 네티즌은 “가코 공주는 일본 대표로 그리스를 방문한 것이다. 이에 적합한 의복을 입는 게 그리스에 대한 예의다. 일부러 저렴한 옷을 선택할 필요는 없다”, “더 비싸고 좋은 옷을 입는 게 에티켓이다. 가격보다는 TPO에 맞아야 한다”, “일본인의 품위를 떨어뜨려선 안 된다. 왜 하필 평상복 차림인 니트인가”, “평상시 복장은 검소해도 되지만, 국민들도 보통 평상복과 외출복을 나눠 입지 않나” 등의 반응이 나왔다.
일본 현지 산케이(産經)신문은 가코 공주의 해외 공식 일정 패션을 소개하는 관련 기사에서 “해외 방문 시 야외 시찰 등으로 국내 공식 행사에서는 볼 수 없는 캐주얼 복장을 선보일 기회가 있다”며 가코 공주가 페루의 유적지 마추픽추를 방문한 당시에도 베이지색 재킷을 입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