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포1단지 조합 전용 59A㎡ 보류지 매각 시도

최저 입찰가격 1억원 인상…재공고 때마다 올려

강남 신축 아파트 희소성 높아지자 몸값 올라

1억씩 3번, 벌써 3억을 올렸다…배짱 매각 강남 아파트 [부동산360]
서울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사진=박로명 기자]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21억원→22억5000만원→23억5000만원→24억5000만원’

지난해 말 입주를 시작한 서울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의 마지막 보류지 매물이 시장에 나왔다. 전용면적 59A㎡짜리 매물은 여러 차례 유찰을 거듭했지만 재공고 때마다 최저 입찰가격은 오르고 있다. 강남권에 새 아파트 공급이 부족해 ‘비싼 몸값’을 불러도 완판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에서다.

15일 서울시 정비사업 정보몽땅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은 지난 13일 마지막 보류지 한 가구의 최저 입찰가격을 높여 재공고했다. 전용면적 59A㎡ 151동 1606호가 매각 대상이다. 조합 측은 “부동산 가격 변화를 반영한 재공고”라고 설명했다.

이 매물은 지난 3월 4일 1차 보류지 매각 당시 최저 입찰가격이 21억원이었다. 이어 3월 15일 2차 매각 때 22억5000만원에 책정됐으나 조합 측은 일주일 만에 1억원을 인상한 23억5000만원으로 재공고를 올렸다. 최저 입찰가격을 연이어 상향 조정했지만 한 가구를 제외하고 모두 매각에 성공했다. 그러자 이번에 또다시 1억을 인상했다.

이번에 시장에 나온 매물과 동일한 59A㎡ 타입의 분양권 시세는 21억~23억원에 형성돼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전용 59A㎡ 조합원 입주권은 23억5569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 3월에는 같은 평형 분양권이 21억5000만원에 매매됐다. 최근 집값 추이를 감안하면 실제 시세는 이보다 더 비쌀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류지는 재건축·재개발 조합이 향후 조합원 수 변화에 대비해 일반에 분양하지 않고 남겨둔 물량이다. 조합은 전체 가구 가운데 1% 범위에서 보류지를 정할 수 있다. 청약통장이 필요 없어 가점이 낮은 수요자와 다주택자도 입찰할 수 있고 최고가 입찰 방식으로 진행된다.

올 들어 부동산 경기가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보류지 몸값도 높아지는 추세다. 개포동 인근 A공인 관계자는 “조합이 매각을 시도했던 보류지 물건이 빠르게 소화되면서 가격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며 “1단지는 개포동 일대에서 가장 규모가 커 실수요자들이 관심을 갖는 단지로, 이번에도 입찰 경쟁이 붙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강남권 신축 아파트의 희소성이 높아진 것도 보류지 가격 인상 요인으로 꼽힌다. 고준석 연세대 경영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강남 새 아파트 공급 감소와 신축 아파트 선호 현상이 맞물리면서 보류지 가격도 덩달아 올라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조합은 주변 시세가 오르니까 보류지 가격을 올려도 팔리겠다는 판단을 한 것”이라며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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