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생애 최초 주택 매수자 3만8131명
전월 대비 14.5%↑…2021년 11월 이후 최대치
30대 매수가 전체의 45.3% 차지…비중 증가세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지난달 생애 최초로 내 집을 마련한 매수자가 4만 명에 육박해 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동안 임대차 시장에서 관망하던 무주택자가 집값이 상승세로 전환할 조짐이 보이자 집 장만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6일 법원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4월 생애 첫 집합건물(아파트·다세대·오피스텔 등) 구입으로 전국에서 소유권 이전을 신청한 매수인은 3만8131명으로 나타났다. 전월(3만3312명) 대비 14.5% 늘어난 수치다. 전년 동기(3만714명)와 비교해도 24.1% 많았다. 월 기준으로 2021년 11월(3만8406건) 이후 3년여 만에 최대치 기록했다.
생애 최초 주택 매수자는 2020년 50만506명, 2021년 51만3208명에 이르렀지만 2022년 집값 급락의 여파로 30만1542명 추락했다. 그러나 지난해 초 정부가 연 4% 고정금리로 대출해주는 특례보금자리론을 한시적으로 내놓으면서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1월 1만7269명이던 무주택자의 매수 건수는 4월 3만714명, 8월 3만3716명, 10월 3만7558명까지 급증했다. 이어 올해 2월 2만8568명으로 감소했다가 3월 3만3312명을 기록해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30대의 존재감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전국에서 첫 주택을 마련한 무주택자 중 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45.3%로 가장 높았다. 이어 40대(25.7%), 50대(12.7%), 20대(9%), 60대(5.7%), 70대 이상(1.4%) 순이었다. 연도별로 보면 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40.2%, 2022년 39.6%로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으나 지난해 44.2%로 증가폭이 커졌다.
전문가들은 전월세 가격 상승, 신축 분양가 상승 등으로 임대차 시장에서 지켜보던 무주택자가 행동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최근 전월세 가격이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신축 분양가마저 높아지면서 무주택자들의 선택지가 줄어들었다”면서 “청약을 통한 내집 마련이 현실적으로 어려워지자 차선책으로 시장에 있는 기존주택으로 눈을 돌려 급매물을 매수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지난 1월 재출시한 특례보금자리론과 연 1%대 신생아 특례대출 시행도 무주택자의 주택 매수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윤수민 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정부가 보금자리론, 신생아 특례대출 등 정책 금융상품을 잇달아 출시해 혜택을 강화하자 주택 매수로 연결된 것으로 추측된다”며 “2021년 주택 거래가 활발하던 부동산 시장 호황기에 자금력이 부족해 집을 마련하지 못했던 실수요자들이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