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본입찰, 순자산가치 3500억원

매각 가격 vs 경쟁 유지 '관점 차이'

산은도 이해관계자…원매자 셈법 복잡

아시아나 화물 매각, '대한항공-EC' 동상이몽 극복 관건 [투자360]

[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부 입찰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이번 거래에서 승기를 잡으려면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 중인 매각 측의 입장 차이를 간파해야 한다. 좋은 가격에 팔고 싶은 대한항공과 공정한 시장 경쟁을 요구하는 유럽 집행위원회(EC)의 동상이몽이 최대 허들로 지목된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부 매각 주관사인 UBS는 이날 본입찰을 실시한다. 본입찰 이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까지 3~4주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예비입찰에서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로 선정돼 실사를 진행했던 제주항공, 에어프레미아, 이스타항공, 에어인천 4곳이 본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항공을 제외한 3곳은 사모펀드(PEF) 운용사를 지배주주로 두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VIG파트너스, 에어프레미아는 JC파트너스, 에어인천은 소시어스프라이빗에쿼티다. 이들 PE 대부분 다른 재무적투자자(FI), 대주단 등과 손잡고 인수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인수 후보자의 실사 결과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부의 순자산은 약 3500억원으로 파악됐다. 항공기 리스 부채 외에 금융기관 차입금은 없는 상태다.

물론 원매자들이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부의 순자산가치를 온전히 반영해 입찰 가격을 제시할지는 미지수다.

화물 항공운송 사업의 희소성은 매물 가치를 높이는 요소지만 인수 이후 대규모 신규 투자가 필요하다. 아시아나항공의 화물기가 노후된 상태며 새로운 주인은 운전자본 투자를 버틸 수 있는 현금 유동성도 요구된다. 당장 사업부 인수 자금 외에 지속적인 투자를 버틸 체력이 필수다.

원매자는 자금적인 역량 외에도 여러 이해 관계자의 의중도 살펴야 한다. 핵심은 의사결정의 정점에 있는 유럽 집행위원회(EC)다. EC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조건으로 화물 사업부 매각을 바라본다. 양사 통합으로 우려됐던 독과점 문제를 해소하는 동시에 화물 항공운송 사업의 경쟁을 유지할 수 있는 인수자를 찾고 있다.

따라서 이번 거래를 주도하고 있는 대한항공은 단순히 최고가 경쟁 입찰 방식으로 진행할 수 없다. 경쟁자 대비 높은 가격을 제시한 원매자가 있어도 EC 측에서 새 주인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하면 거래는 성사되기 어렵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측의 입장을 고려하면 가격 욕심을 내려놓기도 쉽지 않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는 화물 사업부 매각에 동의하기 이전에 주주 피해 여부를 우려한 만큼 매각 가격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에 공적 자금 회수 운명이 좌우되는 KDB산업은행도 주요 이해관계자다.

아시나아항공 화물 사업부는 팬데믹 시기 매출액 3조1493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매출 기여도 73%를 달성했다. 작년에는 매출액 1조6081억원을 내며 전체 매출에서 25%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높은 가격에 팔아야 좋고 유럽 집행위원회는 매각 이후 경쟁 유지를 가장 중요하게 보고 있어 이해관계가 복잡한 상황"이라며 "대한항공은 사업 경쟁자를 선택해야 하는 구조상 의사결정이 간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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