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국내 증시 반도체 ‘양대산맥’으로 꼽히는 시가총액(시총) 1위 종목 삼성전자와 시총 2위 종목 SK하이닉스 주가가 16일 장중 큰 폭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 주요 반도체주(株)의 약세 속에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 후퇴로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00원을 터치하는 등 매크로(거시경제) 쇼크가 투심을 악화시키면서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68%(2200원) 하락한 8만원에 장을 마치며 ‘8만전자(삼성전자 주가 8만원 대)’ 선을 겨우 지켜냈다.
삼성전자 주가는 장중 한때 7만9400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주가가 장중 8만원 선을 밑돈 것은 지난달 28일 이후 12거래일 만에 처음이다.
SK하이닉스 주가도 전 거래일 대비 4.84%(9100원) 떨어진 17만9100원을 기록하며 ‘18만닉스(SK하이닉스 주가 18만원 대)’ 고지가 무너졌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장중 한때 17만8300원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SK하이닉스 주가가 종가 기준 17만원 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3일 이후 8거래일 만이다.
주가 급락은 간밤 미국 뉴욕 증시에서 반도체주가 약세를 띤 영향으로 풀이된다. 밤 사이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1.39% 밀린 4679.1을 기록했다. 엔비디아는 2.48% 내린 860.01달러에 장을 마쳤고 브로드컴(-2.48%), AMD(-1.81%), 마이크론 테크놀로지(-0.94%)도 하락했다.
외국인 투자자 이탈에 큰 타격을 받았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그간 삼성전자 주가를 떠받치던 외국인들이 ‘팔자’세로 돌아서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어서다. 지난달 19일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지속된 외국인 투자자의 삼성전자 ‘사자’ 행렬도 약 한 달여 만인 전날 마침표를 찍었다. 다만 이날은 1073억원어치 순매수하며 다시 매수 우위를 보였다.
SK하이닉스에 대해서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하루만 2628억원어치 주식을 내다팔았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이 고조된 가운데 10.5원 오른 1394.5원에 장을 끝냈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장중 15원 넘게 급등하며 17개월 만에 1400원선을 터치하기도 했다.
외국인 입장에선 환율이 상승 흐름을 보이면 환차손 부담이 늘게 된다. 바이든 행정부가 삼성전자에 반도체 공장 설립 보조금 64억달러(약 8조9000억원)를 지원하겠다는 소식조차 ‘호재’로 작용하지 못하고 묻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