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4·10 총선 투표장에 대파 반입을 제한한다고 밝히자 대파 인형은 물론이고 대파 펜, 대파 와이퍼까지 대파를 상징하는 물품을 들고 사전투표장에 가 투표 인증 사진을 찍어 올리는 ‘대파 인증샷’ 행렬이 온라인상에 이어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8일 소셜미디어 X(엑스·옛 트위터) 검색어 창에 ‘대파’를 검색하면, 대파와 관련된 물품을 들고 총선 사전투표 인증을 한 사진이 다수 올라와 있다.
한 네티즌은 대파 모양의 펜과 캐릭터가 그려진 투표 완료 인증 용지를 올리면서 “대파가 안된다고 하니 대파 펜으로 대체해 투표했다”고 적었다.
차 와이퍼에 대파를 끼운 채로 차량을 몰고 투표장에 온 유권자도 있었고, 씻은 대파를 4등분해 잘라 투명한 파우치에 넣어 투표장에 가져간 이들도 있었다.
이 밖에 대파 모양의 머리띠로 머리를 묶고 투표를 한 뒤 인증샷을 올리거나 뜨개질로 만든 대파 모양의 인형을 손에 뒤고 등장한 유권자도 눈에 띄었다.
앞서 선관위는 야당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정부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대파를 들고 투표장에 가도 되느냐는 문의가 이어지자, "대파를 들고 투표하면 안된다"고 밝힌 바 있다.
네티즌들의 대파 관련 물품 인증샷 행렬은 이 같은 선관위의 '대파 출입 제한'에 대한 반발로 보인다.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6일 서울 성동구 박성준 후보 지지유세 중 "왜 대파를 가지고 투표소에 가면 안되는지, 대파 갖고 테러라도 한다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사전투표 인증 사진과 함께 "나는 마음속에 대파를 품고 투표했다. 대파 혁명"이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린 바 있다.
한편, 선관위는 대파 반입 금지에 대해 논란이 제기되자 "선거인이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를 지지 또는 반대하는 목적 없이 일반적인 물품을 소지하고 투표소에 출입하는 것은 제한되지 않는다"면서도 "투표소 내 특정 물품을 본래 용도를 벗어나 정치적 의사 표현의 도구 등으로 사용하는 경우 선거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매우 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