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 88조 규정 적용에 상반된 처지

‘불출마’ 한동훈, 비례 위성정당 선거운동 가능

‘계양을 출마’ 이재명은 후보자 신분으로 타당 선거운동 금지

‘한동훈’은 되고 ‘이재명’은 안된다…위성정당 선거운동[이런정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오후 인천 계양구 박촌역을 찾아 인천 계양을 원희룡 후보와 어깨동무하며 주먹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타후보자를 위한 선거운동금지’ 공직선거법 제88조 조항이다. 구체적으로 ‘후보자, 선거사무장, 선거연락소장, 선거사무원, 회계책임자, 연설원, 대담·토론자는 다른 정당이나 선거구가 같거나 일부 겹치는 다른 후보자를 위한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고 규정돼 있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4·10 총선에 출마하지 않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비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선거운동 전면에 나설 전망이다. 반면 인천 계양을 출마가 확실시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우 비례 위성정당인 민주개혁진보연합 선거운동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실제 한 위원장은 국민의미래 선거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후보자 신분이 아닌 한 위원장은 공직선거법상 ‘타후보자를 위한 선거운동 금지’ 조항을 적용받지 않고 국민의미래 선거운동에 제약 없이 뛸 수 있기 때문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한 위원장의 경우 정당 대표자는 공직선거법 제88조에서 제한하지 않는 신분이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선거운동 방법으로 다른 정당·후보자를 위한 선거운동이 가능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위원장은 국민의미래 창당을 하루 앞뒀던 지난 22일 기자들과 만나 “사실 불출마를 할 때 이 생각도 조금 했다”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달리 불출마하기 때문에 비례정당을 위해서도 적극적으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미래 지도부 체제 역시 한 위원장이 사실상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구조로 짜여졌다. 국민의미래 당 대표에는 국민의힘 당직자인 조혜정 정책국장이 선임됐다. 그간 한 위원장은 국민의미래에 대해 "우리 당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해 왔다.

‘한동훈’은 되고 ‘이재명’은 안된다…위성정당 선거운동[이런정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왼쪽으로 박용진, 노웅래, 홍영표 의원 등이 보인다. [연합]

반면 지역구 출마 의지를 여러 차례 밝힌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경우 실제 총선에 출마하면 선거법에 따라 비례 위성정당 민주개혁진보연합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이 대표도 ‘후보자’에 해당해 다른 당 선거운동이 금지된다.

현재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상황은 위성정당이 처음 출현했던 2020년 21대 총선 당시와 상반된다. 당시에는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총선에 불출마하면서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선거운동을 자유롭게 펼쳤지만, 서울 종로에 출마한 황교안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는 위성정당 미래한국당 선거운동이 불가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