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오는 26일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정책 발표를 앞두고 개인투자자들도 옥석 가리기에 돌입한 모습이다. 국내 증시에선 최근 한 달 동안 약 10조원의 매물을 정리한 대신 투자자 예탁금을 채우면서 실탄 모으기에 돌입했다. 또 변동성이 커지는 국내 증시보다 상승세가 뚜렷한 미국과 일본 증시를 택하면서 불확실성을 관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최근 1개월(1월 19일~2월 21일)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9조6660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9조540억원, 7500억원을 순매수한 행보와 대조적이다. 개인들은 ▷현대차(-2조380억원) ▷기아(-6820억원) ▷삼성물산(-6600억원) 순으로 팔아치웠다.
PBR이 낮은 유가증권시장 종목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집중되자 개인들이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26일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예정되었으나 이번주 들어서 저PBR 업종·종목을 중심으로 차익매물 출회되는 모습이 관측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신에 투자 실탄을 장전하는 투자자들은 꾸준히 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53조8157억원으로 올 들어 1조620억원이 늘어났다. 지난달 8일 49조592억원까지 낮아졌던 예탁금은 현재 53조원대를 회복한 상태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 계좌에 맡겨두거나 주식을 팔고서 찾지 않은 돈이다. 증시 진입을 준비하는 대기성 자금이기에 주식투자 열기를 나타내는 지표로도 통한다. '밸류업 프로그램'이 나오기 전까지 일단 실탄을 채우고 관망하는 모습으로 풀이된다.
이에 변동성을 커진 국내 증시를 택하기보다 상승세가 뚜렷한 미국과 일본 증시로 눈을 돌리는 모습도 포착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0일 기준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미국 증시 보관액은 689억6534만달러로 집계됐다. 올 들어서만 9억4184만달러가 늘었다.
최근 한 달간 테슬라(5억2416만달러)·엔비디아(4억2071만달러)·마이크로소프트(2억722만달러) 등 미국 기술주를 집중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주식 보관액도 1억2848만달러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일본 증시의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이날 오전 장중 3만 8924.88엔을 기록하면서 역사상 최고점(3만8915엔)을 갈아치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