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까지 돼지고기 할인 20~40% 지속
도매가격 하락세…농가 부담은 더 커져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삼겹살 가격이 저렴해 3명이 1만원으로 집밥 해 먹었습니다.”
최근 정부와 대형마트의 할인 행사로 전년 대비 25% 넘게 할인된 가격으로 돼지고기가 판매되고 있다. 여기에 3월 3일 ‘삼겹살 데이’가 2주도 채 남지 않아 각종 할인은 계속될 예정이다. 그러나 농가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도매가격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어서다.
19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16일 기준 평균 돼지 지육(탕박, 등외제외) 도매가격은 4303원으로 1년 전(4695원)보다 8% 가량 감소했다. 돼지고기 가격은 보통 12월 말 송년회와 이후 설 명절 특수가 끝난 뒤 수요가 감소하며 낮아진다. 올해는 고물가 논란으로 돼지고기 도매가가 작년보다 더 내렸다.
각종 식품 물가가 올랐던 작년에도 돼지 도매가격은 도축 마릿수 증가로 2022년보다 1.8% 하락한 5134원을 기록했다. 2월 16일 기준 도매가격 역시 전년 평균 대비 16% 낮은 가격대를 형성 중이다.
업계는 고물가로 인한 소비 둔화 및 외식 감소와 더불어, 지난해 할당관세 적용으로 캐나다산·브라질산·멕시코산 등 수입 돼지고기가 늘어난 영향을 도매가격 하락 배경으로 보고 있다.
소비자가 느끼는 삼겹살 가격은 저렴한 편이다. 농림축산식품부과 소비 촉진과 물가 안정 행사를 최근 3월까지 연장하겠다고 발표하며 마트 등에서 국내산 돼지고기를 20~40%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타격을 받는 건 농가다. 한국한돈협회는 지난해 생산성 하위 30% 구간 한돈 농가의 생산비가 평균 ㎏ 평균 5709원 발생해 농가당 1억4400만원의 적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통계청 축산물생산비조사에 따르면 비육돈(100㎏) 생산비는 2022년 기준 34만6000원으로 사료비와 가축지의 급등으로 15.9% 늘었다. 사료 가격과 인건비 상승 등 생산비 부담으로 사육 의지가 낮아지면서 농가 수와 모돈은 감소 추세에 접어든 지 오래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돼지 사육 가구 수는 5721가구로 전년 대비 114가구, 5년 전 동기 대비 475가구 감소했다.
다만 단기적으로 계절 변화와 농림부 할인 행사 등 영향으로 수요가 개선될 여지는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도매가격이 예상한 것보다 덜 낮아진 상태로 판단하고 있다”며 “3~4월 나들이 영향으로 반등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