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31%로 직전 比 4%P ↓
민주당 출신 다수인 정당 구성과
‘尹 정권 심판’ 기조 등 원인 지적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좌우 진영의 극단 정치를 거부하는 유권자들을 겨냥한 ‘제3지대 빅텐트’ 개혁신당의 출범이 거대 양당이 아닌 더불어민주당에게만 타격을 주는 모양새다. 지난 설 연휴 직전 개혁신당의 ‘깜짝 통합’ 직후 실시된 첫 여론조사에서 민주당만이 정당 지지도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17일 한국갤럽에 따르면 지난 13~15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2월 3주 차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국민의힘은 37%, 민주당은 31%의 지지도를 각각 얻은 것으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은 직전 조사인 2월 1주 차 조사 대비 3%포인트(P) 오른 반면, 민주당은 4%P 하락했다.
지난 9일 제3지대 정당들의 통합으로 이전까지 ‘그 외 정당’으로 분류되던 이낙연 신당과 이준석 신당은 이번 조사에서 ‘개혁신당’이란 이름으로 분류돼 4%의 지지도를 얻었다. 이는 ‘빅텐트’ 통합 후 첫 갤럽 여론조사이기도 하다. 이번 조사에서 녹색정의당은 2%, 새진보연합과 진보당은 각각 1%의 정당 지지도를 보였다. 지지하는 정당이 없는 무당층은 24%로 나타났다.
개혁신당의 이번 정당 지지도 조사 결과를 지역별로 보면, 개혁신당은 진보 진영에 대한 지지세가 강한 광주·전라 지역에서 7%의 지지도를 얻었다. 이는 서울 지역의 지지도와 같은 수치기도 하다. 인천·경기는 4%, 대전·세종·충청과 부산·울산·경남에선 각 3%의 지지도를 보였다. 지역별 지지도가 가장 낮은 것은 보수의 ‘텃밭’인 대구·경북으로 1%에 그쳤다. 직전 조사인 2월 1주 차 조사에서 ‘이준석 신당’은 7%, ‘이낙연 신당’은 2%의 지지도를 TK에서 얻었지만, 이번 조사에선 현저히 떨어진 것이다.
전문가들 역시 통합 개혁신당의 출범으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은 민주당이라고 이번 조사 결과를 해석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쉽게 말해 개혁신당이 민주당 표를 가져간 게 이번 여론조사에서 증명된 것”이라며 “개혁신당의 출범으로 인한 타격이 민주당에 간 것”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이준석 대표가 공동대표긴 하지만, 원칙과 상식을 비롯해 양정숙 의원까지 합하면 개혁신당의 상당수는 민주당 출신 사람들이 훨씬 많기 때문”이라며 “만약 개혁신당이 앞으로 지지율이 계속 오른다고 가정한다면 민주당은 비상등이 켜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는 “개혁신당도 야당이기 때문에 단순화시켜서 보면 야당끼리는 표가 갈리지만 국민의힘은 분리될 게 없다”며 “개혁신당이 일단 윤석열 정권 심판론으로 가는 이상, 굳이 따지면 양당이 다 손해가 있겠지만 민주당에 손해가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도 “개혁신당이 통합 전에는 20~30대에서 지지율이 꽤 나왔지만 지금은 오히려 20~30대는 4%고 50~60대가 5%”라며 “이건 이제 민주당 쪽 지지율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호남의 비민주당 비이재명 성향의 50~60대가 개혁신당의 주류처럼 부상하는 모양새”라며 “지역으로 봐도 서울과 호남 쪽이 높은데, 서울의 호남 원적자 중 50~60대 이상은 비이재명 성향이 꽤 있는 편으로, 개혁신당 쪽으로 민주당 지지율이 옮겨가고 있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을 통한 전화 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실시됐다. 응답률은 13.7%, 표본오차는 ±3.1%P, 신뢰수준은 95%다. 이번 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