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미터 6.3%·갤럽 4% 기록
갤럽 서울·호남 정당 지지율 7%
민주당 출신 다수인 정당 구성과
‘尹 정권 심판’ 기조 등 원인 지적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좌우 진영의 극단 정치를 거부하는 유권자들을 겨냥한 ‘제3지대 빅텐트’ 개혁신당의 출범이 거대 양당이 아닌 더불어민주당에게만 타격을 주는 모양새다. 지난 설 연휴 직전 개혁신당의 ‘깜짝 통합’ 직후 실시된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그간 민주당에 유리했던 서울과 호남 지역의 개혁신당 지지율이 다른 지역에 비해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19일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5∼16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 결과 국민의힘은 39.1%, 더불어민주당은 40.2%, 개혁신당은 6.3%로 조사됐다. 국민의힘은 직전 조사 대비 1.8%포인트(P) 하락했고, 민주당은 1.6%P 내렸다. 개혁신당의 경우 이번 조사가 통합 후 첫 정당 지지도 조사다.(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P)
이번 조사 결과를 지역별로 보면 개혁신당은 서울 지역에서 8.9%, 광주·전라 지역에서 5.4%의 지지도를 얻었다. 21대 국회에서 해당 지역구 의석을 대부분 차지한 민주당의 경우, 직전 조사 대비 서울에선 9.7%P, 호남 지역에선 10%P가 각각 하락했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 주 공개된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포착된다. 한국갤럽이 지난 13~15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2월 3주 차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국민의힘은 37%, 민주당은 31%의 지지도를 각각 얻었다. 국민의힘은 직전 조사인 2월 1주 차 조사 대비 3%P 오른 반면, 민주당은 4%P 하락했다.(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P)
지난 9일 제3지대 정당들의 통합으로 이전까지 ‘그 외 정당’으로 분류되던 이낙연 신당과 이준석 신당은 이번 조사에서 ‘개혁신당’이란 이름으로 분류돼 4%의 지지도를 얻었다. 이는 ‘빅텐트’ 통합 후 첫 갤럽 여론조사이기도 하다. 이를 지역별로 보면, 개혁신당은 진보 진영에 대한 지지세가 강한 광주·전라 지역에서 7%의 지지도를 얻었다. 이는 서울 지역도 같은 값을 보였다. 지역별 지지도가 가장 낮은 것은 보수의 ‘텃밭’인 대구·경북으로 1%에 그쳤다. 직전 조사인 2월 1주 차 조사에서 ‘이준석 신당’은 7%, ‘이낙연 신당’은 2%의 지지도를 TK에서 얻었지만, 이번 조사에선 현저히 떨어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개혁신당이 민주당 표를 가져간 게 여론조사에서 증명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준석 대표가 공동대표긴 하지만, 원칙과 상식을 비롯해 양정숙 의원까지 합하면 개혁신당의 상당수는 민주당 출신 사람들이 훨씬 많기 때문”이라며 “만약 개혁신당이 앞으로 지지율이 계속 오른다고 가정한다면 민주당은 비상등이 켜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는 “개혁신당이 일단 윤석열 정권 심판론으로 가는 이상, 굳이 따지면 양당이 다 손해가 있겠지만 민주당에 손해가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도 “개혁신당이 통합 전에는 20~30대에서 지지율이 꽤 나왔지만 지금은 오히려 20~30대는 4%고 50~60대가 5%로 민주당 쪽 지지율이라고 볼 수 있다”며 “지역으로 봐도 서울과 호남 쪽이 높은데, 서울의 호남 원적자 중 50~60대 이상은 비이재명 성향이 꽤 있는 편으로, 개혁신당 쪽으로 민주당 지지율이 옮겨가고 있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갤럽 조사는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을 통한 전화 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실시됐다. 응답률은 13.7%다. 리얼미터 조사는 무선(97%)·유선(3%) 이중 RDD 표집틀 기반, 무작위 추출된 임의번호를 활용한 자동읍답(ARS)조사로 실시됐다. 응답률은 4.0%다. 이번 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와 한국갤럽,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