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M&A 제도개선 간담회’ 개최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앞으로 일반주주 보호 차원에서 기업간 인수·합병(M&A)시 사유에 대한 공시를 구체적으로 해야 한다. 또 계열사가 아닌 비계열사간 한해 합병가액은 당사자간 협의에 의해 정할 수 있게 된다.
6일 금융위원회는 김소영 부위원장 주재로 M&A 제도개선 간담회를 개최, 투자자 보호를 위한 M&A 제도의 글로벌 정합성 제고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작년 5월 발표한 기업 M&A 지원방안을 기반으로 세부내용에 대해 전문가, 업계, 유관기관의 의견을 수렴해 마련됐다.
▶충분한 정보 제공으로 투자자 보호 = 먼저 합병 진행 관련 공시가 강화된다. 현재도 합병 사실 자체는 공시하고 있지만 진행배경에 대해서는 간략히 기재돼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미국 등 해외사례를 참고해 ▷합병 추진배경 ▷거래상대방 선정이유 ▷합병 진행시점 결정이유 등 주요 의사결정 공시를 의무화한다.
또 그동안은 합병 관련 이사회 논의내용이 공개되지 않아 지배주주에게 편향된 결정을 하더라도 일반주주의 문제제기가 어려웠다. 이에 합병 목적, 합병가액 및 거래조건의 적정성, 합병에 반대하는 경우 그 사유 등에 대한 이사회 의견서를 의무 작성·공시해야 된다.
▶비계열사 합병가액 외부평가 의무화=합병가액 산정규제도 완화된다. 현재는 예측가능성 등을 위해 자본시장법상 합병가액 산정방법을 규율하고 있다. 상장사와 상장사간 합병의 경우 기준주가(이사회 결의일 전 1개월, 1주일, 직전일의 종가를 거래량으로 가중평균한 후 산술평균)에 따라 산정하되 일정 범위(일반 ±30%, 계열사간 ±10%) 내에서 기준주가 조정이 가능하다. 상장사와 비상장사가 합병할 때는 상장사는 기준주가(일반 ±30%, 계열사간 ±10%)로 하고, 비상장사는 본질가치(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1대 1.5 비율로 가중평균)로 산정하도록 돼 있다.
앞으로는 비계열사간 합병의 경우 합병가액 산정을 법에 따르지 않고 당사자간 협의에 의해 정할 수 있게 된다. 단, 공정성 확보를 위해 제3자 외부평가를 의무화한다. 계열사간 합병의 경우 대주주 위주의 의사결정 등의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합병가액 산정에 대해 법으로 정한 현행 방식이 유지된다.
▶외부평가자 합병가액 산정·평가 동시수행 금지=외부평가제도에도 변화가 온다. 현재는 합병 관련한 외부평가의 객관성·신뢰성 담보를 위한 행위규율이 미비, 이해상충 및 소극적 의견 제시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가령 평가기관이 산정한 합병가액에 대해 해당 기관이 스스로 적정성을 평가하고 의뢰인의 이해관계를 고려한 외부평가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에 모든 외부평가에 있어 합병가액 산정·평가의 동시수행을 금지하고 적정성 의견 내실화 및 품질관리규정 마련을 의무화한다.
또 계열사간 합병은 특수성을 고려해 외부평가기관 선임시 지배주주로부터 독립성(상법은 상장회사 감사·감사위원 선임시 개별주주 의결권 범위를 3%로 제한)을 갖춘 감사 동의를 의무화한다. 현재는 계열사간 합병시에도 자유롭게 외부평가기관을 선임할 수 있어 지배주주 이해에 치우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다만 외부평가기관 선임 사실이 합병결정보다 먼저 공시될 경우 불공정거래 등에 악용될 소지가 있어 선임 사실은 합병결정 공시 이후 밝히도록 할 예정이다.
▶관련 시행령 3분기 중 개정 마무리=김소영 부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M&A는 기업의 성장과 혁신을 촉진하고 경제의 역동성을 촉진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금리 인상, 글로벌 경기 둔화 등 최근의 경제상황을 고려할 때 M&A를 통한 경쟁력 확보는 더욱 중요하다”며 “정부는 금번 제도개선에 만족하지 않고 향후에도 일반주주의 권익을 보호하는 가운데, 우리 경제와 자본시장의 역동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달 중순부터 자본시장법 시행령 등에 대한 입법예고를 진행, 규제개혁위원회 심사 및 증권선물위원회금융위원회 의결 등을 거쳐 오는 3분기 중 개정을 완료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