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드디어 3년 만에 원금이 됐습니다. 동네방네 플랜카드 붙이고 싶네요. 모를 때 투자해서 오랫동안 물려 있으며 마음 고생 많았는데, 앞으로 반성하면서 살게요.”
“지난 3년 동안 -30%까지도 버텼는데 이제 조금 남은 ‘8만전자’ 회복 정도는 못 기다릴 게 없습니다.” (온라인 주식거래앱 커뮤니티)
삼성전자 주가가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지속하며 약 2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올라서며 소위 ‘8만전자(삼성전자 주가 8만원대)’, ‘9만전자’에 매수한 뒤 손실 구간에 놓여 있는 개미(소액 개인 투자자) 사이에 희망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업황 반등에 대한 전망에 인공지능(AI) 투자붐에 따른 반도체주 강세 현상이 이어지면서 삼성전자 주가가 증권가가 제시한 목표주가 수준인 8~9만원 선까지도 오를 수 있다는 긍정적 예상에 무게가 실리면서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0.92% 오른 7만6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장중 전 거래일보다 1.05% 상승한 7만6700원까지 오르며 연일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이날 종가와 장중 52주 신고가 모두 약 2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종가로는 지난해 1월 18일(7만7000원) 이후, 장중 고점으로는 지난해 1월 19일(7만690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0일부터 4거래일 연속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주가 자체만 보면 지난 19일부터 이날까지 5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이에 증시 일각에서는 ‘8만전자’에 대한 기대감도 피어오르는 상황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국내 증권사들의 삼성전자 목표주가 컨센서스는 9만1917원에 이른다.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세가 주가를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20일부터 4거래일 연속 5358억원어치, 기관은 지난 19일부터 이날까지 5거래일 연속 1조237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삼성전자의 상승세는 내년 온디바이스 AI 관련 수요 증가와 업황 회복 기대감 등에 힘입은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중국산 반도체에 대한 미국 정부의 규제가 계속되고 있는 점도 국내 반도체 종목으로서는 호재로 인식되고 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미국 기업의 중국산 범용 반도체에 대한 의존도 등 중국의 범용 반도체 생산에 대한 정보를 수집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기업들이 범용 반도체를 어떻게 조달하고 사용하는지 이해하기 위해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이 내년 1월 자동차, 항공우주, 방산 등 분야 100개 이상의 기업을 조사하겠다는 계획으로 전해졌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해당 규제가 현실화한다면 향후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의 범용 반도체 재고 소진에 긍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 “이번 조치는 중국 현지 반도체 기업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향후 반도체 수급을 고려한다면 중국 현지 공장을 운영 중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은 예외 조치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