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반포르엘’ 보류지 대형면적 2가구 모두 유찰

호가보다 저렴하지만 단기간 자금 납부 부담

2억 싸게 나와도 안 팔렸다…‘알짜입지’ 반포도 외면받은 보류지 [부동산360]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르엘’ 단지 모습. [네이버지도 거리뷰 갈무리]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서울 서초·강남 등 주거 선호도가 높은 강남권 일대에서 보류지 유찰이 잇따르는 양상이다.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르엘’은 보류지 2가구 매각을 시도했지만 주인이 나타나지 않았다. 올해 상반기 들어 부동산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웃돈을 얹어 보류지를 매수하는 사례도 있었지만 다시 침체 분위기가 짙어지며 호가보다 저렴하게 나온 매물도 외면받는 모습이다.

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신반포13차(신반포르엘)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일까지 보류지 2가구에 대한 매각 입찰을 진행했지만 응찰자가 없었다.

앞서 조합은 전용면적 118㎡(2층) 보류지 1가구를 최저입찰가 36억원, 전용 107㎡(8층) 1가구를 최저입찰가 35억원에 내놨다. 보류지 마감재는 일반분양 기본 마감재 사양이지만 베란다 확장·아트월 등 일부 옵션이 적용돼 있다.

보류지 가격 자체는 호가 대비 1억5000만원~2억5000만원 낮게 책정됐다. 현재 시장에 나와있는 매물은 가격이 전용 118㎡가 37억5000만원~38억5000만원으로 형성돼 있다. 고층 매물의 경우 42억원에 내놓은 집주인도 있다. 신반포르엘과 바로 옆 단지인 래미안신반포리오센트(2019년 입주) 전용 108㎡는 현재 시세가 36억원 수준이다.

신반포르엘은 신반포13차아파트를 재건축한 330가구 규모 단지로 올해 6월 입주했다. 3호선 잠원역·신사역이 도보권에 있는 역세권 단지로 아파트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지만 국공립어린이집, 골프연습장, 피트니스, 사우나, 스터디카페 등의 커뮤니티 시설을 갖추고 있다. 지난 2020년 일반분양 진행 당시 98가구 모집에 1만1205명이 신청해 114.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전용 107㎡는 574.3대 1로 최고 경쟁률을 보였다.

입지적 강점과 호가 대비 낮은 가격에도 주인을 찾지 못한 건 보류지 특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보류지는 재건축·재개발 조합이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비해 일반분양을 하지 않고 남겨둔 물량으로, 청약통장이 필요없고 다주택자도 매수할 수 있지만 계약금·중도금·잔금 등을 단기간에 납부해야 한다. 현금 여력이 충분한 수요자들만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신반포르엘 보류지 2가구 또한 입찰가의 10%를 계약금으로 납부한 후 2주 뒤 낙찰가의 30%, 중도금 납부 후 2주 뒤 낙찰가의 60%를 내야 한다. 한 달 내 잔금 납부까지 완료해야 하는 것이다.

더욱이 부동산시장이 호황일 때는 시세차익을 볼 수 있는 알짜 매물로 여겨지지만 불황기에는 ‘애물단지’가 되곤 한다.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의 경우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던 지난 6월 전용 59㎡ 보류지 1가구가 최저입찰가보다 약 1억2000만원 높은 가격에 팔리기도 했다. 반면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는 지난달 말 매각되지 못한 보류지 가격을 최소 1억5000만원에서 최대 25억원 낮춰 3차 매각에 나섰다.

3기 신도시 철도 구축 최대 8.5년 단축…교통대책 수립 기간 1년 당긴다 [부동산3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