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투자증권 28일 ‘AI 물결과 평균회귀’ 보고서
“내년 D램, 낸드 비트 생산량은 수요 넘지 못할 것”
“메모리업체 무리하게 가동률 높이지 않을 것”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내년 메모리 반도체 유통 채널과 칩 업체의 보유 재고가 줄고 가격은 상승하는 추세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유진투자증권 이승우, 임소정 연구원은 28일 발간한 ‘AI 물결과 평균회귀’ 보고서에서 “내년 D램과 낸드 비트 생산량은 비트 수요를 넘지 못할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두 연구원은 내년 D램 생산량은 약 16% 증가한 288억GB, 낸드 생산량은 2% 증가한 7410억GB로 추정했다. 이는 같은 해 메모리 수요 예상치(D램 293억GB, 낸드 7410억GB)를 밑돌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두 연구원은 세계 경기 불안, 여전히 많은 재고,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올해 최악의 적자 규모 등을 언급하며 “메모리 업체들의 경영진이 무리할 정도로 가동률을 빠르게 높이는 우를 범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가정 하에 공급량을 추산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내년 D램 평균판매단가(ASP)는 연평균 35% 상승하며, D램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59% 성장한 812억달러로 추산됐다. 낸드 ASP 역시 내년 연평균 기준 12% 상승해 시장 규모는 작년 대비 33% 성장한 460억 달러로 예상됐다.
두 연구원은 올해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17.2%까지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이는 1988년 이후 35년 만에 가장 낮은 이례적인 수치”라며 내년에는 반도체 시장 성장률이 17%, 메모리 반도체 성장률은 46%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체 반도체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다시 21.5%로 높아지면서 평균 회귀 경향이 나타날 전망”이라며 메모리 반도체 업체 주가가 타 반도체 종목에 비해 강세일 것으로 봤다.
이에 삼성전자는 9만원에서 9만3천원, SK하이닉스 14만원에서 15만원 등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혜주로 꼽히는 한미반도체는 8만3000원, 미세공정에 특화된 주성엔지니어링은 4만원, 유진테크는 5만5000원 등을 추천 종목으로 제시했다.
내년 PC분야는 성장세를 전망했다. 올해 PC출하량은 2억 4800여대에 그쳐 2년 연속 두 자리수 감소가 불가피하다. 다만 인텔 등 PC 공급 업체들의 PC 재고 부담이 대부분 사라진 상황이라 진단했다. 두 연구원은 “내년 경기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PC 출하는 최소한 성장세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다만 세계경제와 PC성장률은 지난 40년간 통계적으로 관계가 거의 없다며, 세계경제성장률과 PC 시장과 연결짓는 해석엔 선을 그었다.
내년 스마트폰 출하는 소폭 성장을 예상했다. 올해 1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동기 대비 14%감소한 2억 7000여대로, 10년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신규 스마트폰 수요를 중고나 리퍼비시 폰이 흡수하는 상황인 만큼 결국 스마트폰 수요가 증가하기 위해선 새로운 기능, 킬러 앱 등장이 필요성하다고 봤다. 다만 두 연구원은 “스마트폰 출하도 2년 연속 비교적 큰 폭으로 감소한 점, 최근 중국 유통 채널 재고가 상당 폭 줄어들었다”며 “내년 스마트폰 출하는 3%내외 소폭 성장은 가능하리라 본다”고 했다.
서버는 생성형 AI 개발 경쟁 지속으로 수년간 적어도 20%대 성장을 전망했다. 다만 두 연구원은 “기존 전통 서버 출하량도 최소한 연 1~2% 성장이 동반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2024~2026년 사이 글로벌 서버 출하량은 적어도 연간 3~4% 성장세를 보여줄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프로세서 및 메모리의 경우 GPU나 FPGA, 혹은 추론용 NPU 더불어 HBM과 같은 광대역 초고속 메모리가 더 높게 성장할 것이라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