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연말 미국 증시의 ‘산타랠리(크리스마스를 전후로 주가가 상승하는 현상)’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금융투자업계의 눈은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입에 쏠리고 있다. 미 연준이 가장 선호하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발표되는 가운데, 공개 발언에 나서는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 완화 추세에 대한 의견과 함께 미 연준의 기준금리 정책 방향에 대한 언급을 할 지 여부 때문이다.
美 10월 근원 PCE 전년比 3.5%↑…2021년 이후 최저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현지시간) 전문가의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오는 30일(현지시간) 발표되는 미국의 10월 근원 PCE가 전년 동월 대비 3.5% 상승할 것으로 추산됐다. 전월 3.7%에서 둔화세를 지속하는 것은 물론, 202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 셈이다. 전원 대비로도 근원 PCE는 0.2% 오르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대로 인플레이션 지표 둔화세가 확연해질 경우 연준의 긴축 사이클 종료에 대한 시장 기대감은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
26일 오후 5시 현재(미 중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다음달 13일(현지시간) 개최하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96.8%에 달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내년 5월 1일로 예정된 FOMC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내릴 확률은 47.3%, 50bp 내릴 확률은 12.3%로 피벗(pivot, 금리 인하) 가능성이 동결(36.3%), 인상(4%) 가능성을 크게 앞섰다.
금융전문매체 배런은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한 것이라면 연준의 금리 인하가 악재일 수 있지만 좋은 소식은 미국 경제가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고 말했다.
좌담 나서는 파월…“인플레 완화 높게 평가하며 피벗에 신중할 것”
최근 미 증시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하향 등에 힘입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들어 지난 24일까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8.7%, 나스닥 지수는 10.9% 상승했다. 특히 S&P 500 지수는 연고점을 50포인트 남겨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PEC 상승세 둔화와 긴축 종료론 확산은 연말 랠리에 불을 댕길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연이어 예정된 미 연준 주요 인사들의 발언은 주가의 흐름을 변동 시킬 요소로 꼽힌다.
파월 의장은 오는 1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리는 행사에서 좌담에 나설 예정이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마켓워치는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 완화에 대해선 높게 평가하면서도 긴축 종료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 연준의 물가 목표 '2% 달성'까지 갈 길이 멀다고 재차 강조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선 12월 FOMC에서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필요치 않다는 뉘앙스의 발언이 나올지 여부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파월 의장의 발언 이외에도 크리스토퍼 윌러 연준 이사, 미셸 보우먼 연준 이사,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등의 공개 발연도 증시엔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韓 증시, 11월 한은 금통위·수출입 동향 변수…“코스피 2450~2570선”
국내에선 오는 30일 예정된 한국은행의 11월 금융통화위원회가 코스피·코스닥 지수 향방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시장에선 치솟는 가계부채와 꺾이지 않는 물가는 금리 상승 요인이지만, 경기 부진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시장 불안감 탓에 한은이 기준금리를 7회 연속 동결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관전 포인트는 만장일치 여부다. 키움증권의 경우 이번주 열리는 금통위에서는 만장일치로 동결을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국제유가 안정 등으로 금통위의 추가 금리인상 명분이 약화됐기 때문이다.
국내 증시는 각종 불확실성 변수의 소멸로 추가 상승 패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는 모양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피벗에 대한 기대감이 빠르게 올라왔다는 시각이 있는 가운데, 30일 예정된 금통위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피벗에 대한 기대감이 과도하다고 판단되면 매파적 어조가 강조될 수 있고, 10월 금통위 때와 유사하게 주가 상승분이 일부 되돌려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다음 달 1일 발표 예정인 ‘11월 수출입 동향’도 변수다. 수출 증가율이 전월 대비 다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증시의 추가 상승 여력이 축소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1월 수출 증가율은 10월 대비 다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도 골드만삭스 등 해외 투자은행(IB)들의 한국 수출개선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점은 외국인 수급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NH투자증권은 이번주 코스피 예상 밴드로 2450~2570선을, 원·달러 환율 주간 예상 밴드로는 1280원~1330원을 제시했다. 이번 주 관심 둬야 할 업종으로는 ▷반도체 ▷인터넷·IT솔루션 ▷제약·바이오 ▷엔터·게임 ▷해외건설·기계 ▷화장품·의류 등이 지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