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기관 매도에 2400선으로 하락…거래대금 급감
코스닥지수, 일주일 만에 800선 내줘…공매도 금지 상승분 모두 반납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코스피가 10일 기관의 대량 매도에 장중 2390대로 내려앉았다가 반도체주 강세에 힘입어 2400선을 간신히 유지한 채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 종가는 전장보다 17.42포인트(0.72%) 내린 2409.66으로 집계됐다. 지수는 전장보다 20.68포인트(0.85%) 내린 2406.40에 개장한 뒤 장중 2393.64까지 떨어졌다가 외국인의 매수세 유입에 다시 2400선을 사수하는 데 성공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은 1132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552억원, 32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6.7원 오른 1316.8원에 마감했다.
이날 국내 증시는 미국 시장과 동조화하는 흐름을 보였다. 9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발언과 30년 만기 미국 국채 입찰 부진에 따른 금리 상승으로 미 증시는 약세를 보였다.
코스피도 오전 장 초반부터 2400선이 무너지며 지지력을 시험받다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장주들의 강세에 힘입어 낙폭을 줄였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이차전지 업종이 이날도 급락세를 지속했으나 고대역폭 메모리(HBM) 테마가 강세를 보이고 반도체주가 오르며 지수 전체의 낙폭을 어느 정도 방어했다"고 설명했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권에서는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0.28%)와 SK하이닉스(1.98%), 삼성바이오로직스(0.41%), KB금융(0.19%)이 올랐다. 간밤 뉴욕 증시에서 테슬라 주가가 5%대 급락한 영향으로 이차전지 종목 대부분은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했다.
LG에너지솔루션(-4.20%), 포스코홀딩스(-2.82%), LG화학(-2.14%), 삼성SDI(-4.44%), 포스코퓨처엠(-4.97%) 등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업종별로는 화학(-2.53%), 철강 및 금속(-1.75%), 섬유·의복(-1.70%), 유통업(-1.65%), 증권(-1.33%) 등이 하락했으며, 보험(0.81%), 통신업(0.08%)만 소폭 올랐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3.56포인트(1.69%) 내린 789.31로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800선이 무너진 건 지난 3일 이후 일주일 만이다. 이날 코스닥지수 종가는 지난 3일 종가(782.05)와 비슷한 수준으로, 코스닥시장은 공매도 금지 조치 이후 상승분을 이날까지 모두 반납한 셈이 됐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0.01포인트(1.25%) 내린 792.86에 출발한 뒤 약세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314억원, 571억원어치를 순매도했으며, 개인은 948억원 매수 우위였다.
코스닥 시총 상위권에서도 이차전지주들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에코프로비엠(-6.24%), 에코프로(-6.04%), 엘앤에프(-4.95%) 등이 크게 하락했고, 포스코DX(1.94%), 알테오젠(4.02%), HPSP(2.41%) 등은 올랐다.
3분기 매출 3억원을 기록해 증권가를 충격에 빠뜨린 파두는 전날 하한가를 기록한 데 이어 이날도 21.93% 급락했다. 거래대금도 크게 줄었다. 이날 하루 동안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은 각각 5조6158억원, 6조1955억원으로 집계됐다.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1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