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 서울 노원구에 살고 있는 직장인 A(43) 씨는 1주 전 자신의 선택에 대해 크게 후회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에코프로 중 어떤 주식을 살까 고민했다 '안정적' 투자처란 이유로 삼성전자 주식 500주를 매수했기 때문이다. A 씨는 “1주 만에 200만원 가까운 수익을 올렸지만, 같은 돈을 6일 ‘상한가’를 맞았던 에코프로에 투자했다면 수익이 400만원 이상으로 2배가 넘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7만전자’ 고지를 재탈환했다. 지난달 18일 종가 기준 7만500원을 기록하며 7만원 대를 넘어섰다 하루 만에 6만원 대로 물러난 지 13거래일 만이다. 반도체 업황 반등에 대한 기대감과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급증 등에 따른 주가 상승 전망이 증권가에서 이어져도 주가 흐름만“은 지지부진했지만, 공매도 전면 금지 첫날 국내 증시의 ‘깜짝 급등’에 힘입어 7만원 대 복귀에 성공한 것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종가 기준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87%(1300원) 상승한 7만9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삼성전자가 오름세를 보인 것은 외국인 자금 이탈 등 정부의 공매도 금지 조치로 인한 우려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업종이란 분석이 뒷받침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개미(소액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선 6일 종가 기준 ‘상한가’를 기록하거나 두 자릿수 상승세를 보인 2차전지주(株)와 바이오주 등의 섹터에 비해 상승폭이 작았던 것에 아쉬움을 나타내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특히, 같은 반도체 섹터 내 종목들에 비해 상승폭이 작았던 것에 대해서도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온라인 주식거래앱 커뮤니티에서 한 삼성전자 주주는 “SK하이닉스도 6% 가까이 오르는 날 삼성전자 주가는 2%도 못 올랐다. 너무하다”고 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에 대한 증권가의 전망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특히 10월 이후 공매도 금지 조치 전까지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대형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순매수세를 보였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4분기 들어 스마트폰·PC 등 전방 수요가 반등하면서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D램 가격의 경우 메모리 공급 조절이 지속된 결과로 9월부터 반등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외국인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5거래일 동안 코스피 전체는 2469억 원 내다팔면서도 삼성전자는 2349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의 여파로 이후에는 실적이 개선되는 업종과 종목이 주목받으며 투자자의 관심이 옮겨갈 것”이라며 “실적 기대감과 고금리가 유지되는 환경에서 대형 반도체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지난 4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 목표 주가를 10만원으로 잡았다. 보고서는 “삼성전자의 ‘2차 감산’이 메모리 반도체 가격을 반등시킬 것으로 전망한다”며 “올 4분기부터 (실적) 회복이 빨라질 것”이라고 했다. 삼성전자가 올 하반기에도 추가 감산을 하며, 향후 반도체 부문 수익성이 크게 오를 것이란 분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석 달간 증권사들의 삼성전자 평균 목표 주가는 9만1174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