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맘스터치, 또 가격인상
올해만 2번째…“원가 부담 커져”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한국맥도날드가 11월부터 일부 메뉴의 가격을 인상하는 가운데 같은 업계인 맘스터치도 가격을 올리기로 했다. 치솟는 외식 물가로 인한 소비자들의 부담이 연말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11월 2일부터 ▷버거 4종 ▷맥모닝 메뉴 1종 ▷사이드·디저트 7종 ▷음료 1종, 총 13개 메뉴에 대한 가격을 올린다. 전체 평균 인상률은 약 3.7%로 인상폭은 100~400원이다. 버거 중에서는 ‘불고기 버거’·‘빅맥’·‘맥스파이시 상하이 버거’는 각 300원, ‘에그 불고기 버거’는 400원 인상된다. 음료·커피 품목의 경우 ‘아이스 드립 커피’가 200원 오른다.
이번 인상은 올해 2월 이후 8개월 만이다. 맥도날드는 당시에도 메뉴별로 100~400원을 올려 전체 제품 평균 5.4%를 인상했다.
맘스터치도 31일부터 닭가슴살 패티가 들어가는 메뉴 4개에 대한 가격 인상을 진행한다. 대상 메뉴는 ‘휠렛버거’·‘딥치즈버거’·‘화이트갈릭버거’·‘언빌리버블버거’, 총 4개로 각각 300원씩 오른다. 닭가슴살이 들어가는 휠렛버거 단품의 경우 4400원에서 4700원으로 6.8% 오르게 된다. 맘스터치도 올해 3월 이후 7개월 만에 가격을 올렸다.
정부가 여러 차례 업계와 간담회를 통해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 중이지만 가격 인상을 단행한 셈이다.
버거 프랜차이즈는 치솟은 원가 부담을 상승 이유로 언급했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계속되는 원부자재 가격·물류비 상승 등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가격 조정을 하게 됐다”면서도 “고객 부담을 줄이고자 인상 품목·폭을 최소화했다”는 입장이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계육 등 원가가 올랐다”며 “특히 닭가슴살이 공급 불안정으로 인한 원가 폭등 현상이 계속되고 있어 부득이하게 가격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버거킹, 롯데리아, 노브랜드버거 등 기타 프랜차이즈의 경우 “현재는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지 않다”는 입장이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한 업체가 가격을 먼저 올리겠다고 발표한 당시와 다르게 며칠 뒤 인상 계획을 내놓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외식 물가는 올해 8월 기준 2년 넘게 전체 평균을 넘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8월 외식 품목 소비자물가지수는 118.10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5.3% 높아졌다. 외식 품목 중 햄버거는 올해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7.1%로 19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2004년 7월(19.0%) 이후 약 18년 9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의 부담은 이미 커진 상태이다. 알바천국이 17~18일 올해 상반기에도 근무 경험이 있는 아르바이트생 55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주거비, 생활비, 식비 등 물가 인상 체감 여부에 대해 묻자 96.2%의 아르바이트생이 ‘체감한다’고 말했다.
인상 폭을 가장 크게 체감한 구체적인 항목으로는 외식, 배달 음식, 식재료 등 ‘식비’가 응답률 77.8%를 기록하며 2위인 ‘주거비(6.2%)’의 12배가 넘는 수준의 응답을 받았다. 이들은 지출 부담을 호소하며 ▷추가 아르바이트 구직 ▷지출 최소화 ▷근무 시간·임금 상향 협의 중고 거래·‘앱테크’ 등으로 대응 중인 상황이다. 아르바이트생이 적용받는 내년 최저임금의 경우 2.5%가 오를 예정이다.
이에 반해 한 해에도 2번 넘게 3~6% 가까이 햄버거 업계가 가격을 올리는 일은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버거킹과 KFC의 경우 1월과 7월 가격을 인상했다. 맘스터치·맥도날드도 지난해 2월과 8월 값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