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13층(SK하이닉스 주가 13만원대)에 2년간 묶여 있던 주식, 드디어 모두 팝니다.”
“SK하이닉스 주식이 13만원 대에 팔리다니. 애증의 하이닉스였다, 안녕.” (온라인 주식거래앱 커뮤니티)
SK하이닉스 주가가 1년 8개월 만에 종가 기준 13만원 대에 올라섰다. 인공지능(AI)용 메모리반도체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DR5 등의 호재에 힘입어 D램 부문에서 흑자를 기록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면서다. 여기에 미국 정부가 SK하이닉스는 물론 삼성전자의 중국 반도체 공장에서 생산된 품목의 수출을 허용했다는 소식이 정부 당국자의 입을 통해 공식 확인되며 불확실성이 해소된 덕분에 삼성전자 주가 역시 ‘7만전자’ 선에 바짝 다가섰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시장에서 SK하이닉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4.75%(5900원) 상승한 13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 주가가 종가 기준 13만원 선을 뚫은 것은 작년 2월 18일(13만1500원) 이후 20개월 만이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올해 3분기 DDR5와 고대역폭메모리(HBM)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인해 D램 사업부문에서 흑자가 예상된다는 분석에 힘입어 강세를 보였다. 여기에 SK하이닉스가 4세대 제품인 HBM3에 이어 5세대 제품인 HBM3E까지 엔비디아에 독점 공급한다는 사실이 보도되면서 향후 실적이 더욱 기대되는 상황이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챗(Chat)GPT 공개 이후 수요가 급증한 생성형 AI와 관련해 HBM의 매출 확대로 실적 차별화에 성공했다. 올해 2분기 산업 전체와 경쟁사들의 D램 가격이 전분기 대비 하락한 반면에 SK하이닉스의 D램 평균판매가격은 전분기 대비 상승했다”면서 “이는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수준의 차별화인데, 해당 구간 HBM이 포함되어 있는 그래픽향 매출비중이 14%에서 22%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D램 업황은 재고가 정점을 지나며 우상향 방향성을 보이고 있다”며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 속도와 폭이 경쟁사 대비 우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도 전 거래일 대비 3.12%(2100원) 오른 6만9400원에 장을 마쳤다.
두 대표 반도체 기업의 주가 상승세는 중국 공장에 대한 리스크가 해소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날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정부세종청사에서 개최한 ‘반도체 관련 대(對)미국 통상현안에 대한 배경 브리핑’을 통해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내 반도체 공장을 미 수출관리 규정에 따른 ‘검증된 최종사용자(VEU)’로 지정했다고 설명했다.
안 본부장은 “VEU 방식은 중국 내 신뢰할 만한 기업을 지정하고, 기업과 협의하여 지정된 품목에 대해 별도의 허가절차 및 유효기간 없이 수출을 승인하는 방식”이라며 “우리 기업의 중국 내 공장 운영과 투자 관련 불확실성이 크게 완화됐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