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 동아, 지난 8월 정밀안전진단 D등급으로 조건부 승인
정비사업 호재에 신고가 속출…2021년 전 고점 넘어서
[헤럴드경제=이준태 기자]‘트리마제’와 ‘아크로서울포레스트’ 등 고급 아파트가 즐비한 서울 성동구 성수동 노후 아파트 단지의 정비사업 속도가 붙고 있다. 준공 연한 40년 된 아파트에서 재건축의 첫 관문으로 알려진 정밀안전진단 조건부 승인을 받은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17일 성동구청 등에 따르면, 성수동 소재 동아아파트는 지난 8월 재건축 정밀안전진단 결과 D등급(48점)을 받으며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성동구는 재건축 추진준비위원회(준비위) 측에 열흘 뒤인 8월24일에 결과를 통보했다. 현재 서울시 적정성 검토 여부를 기다리고 있다.
두 달가량 지났지만, 해당 결과가 알려지지 않은 이유에 대해 성동구청 한 관계자는 “준비위와 향후 일정 등 의견을 조율하는 중이었다”며 “준비위가 정비계획안 수립 용역업체를 미리 선정하는 등 앞서 나가려는 게 보여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갈 것을 권고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현재 준비위는 도시계획업체를 선정해 정비계획안 및 정비구역 지정안 작업에 착수했다. 내년 상반기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 상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기석 준비위원장은 “소유주와 소통하고 사업 초기부터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작은 단지이지만 사업성을 높이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계획하겠다”고 전했다.
동아아파트는 지난 1983년 입주해 올해로 준공 41년차를 맞은 노후 아파트다. 최고 10층, 3개 동에 390가구 규모다. 전용면적 52㎡~97㎡(이하 전용면적 기준)로 구성됐다. tvN 드라마 미생과 이로운 사기 등 촬영지로 유명세를 치르기도 했다.
사업지는 1만7760㎡로 향후 약 430가구 규모 신축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지난해 한국자산신탁과 업무협약을 맺었고 지난 3월 정밀안전진단을 신청해 5개월 만에 조건부 승인됐다.
단지 규모는 작지만 성수동 입지 중에서도 최상으로 꼽힌다. 분당선 서울숲역 1번 출구가 단지 바로 앞에 위치했다. 한강과 서울숲이 가깝다. 맞은편엔 아크로서울포레스트와 갤러리아포레 등 성수동 대표 초고가 아파트 인근에 있다. 향후 부영건설도 복합빌딩 건립 계획 중에 있다.
고층 주상복합 아파트 등과 맞물려 성수동 일대에선 정비계획도 활발하다. 성수동에서 재건축 속도가 가장 빠른 단지 바로 옆 173가구 장미 아파트는 이주 절차를 마치고 철거를 앞두고 있다. 인근에선 ‘성수전략정비구역’ 정비계획 변경이 12년 만에 이뤄졌고 구역 내에선 향후 초고층 아파트로 거듭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동아아파트는 지난해엔 매매 거래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올 2월 들어 거래가 발생했다. 정비사업 호재에 신고가가 속출하는 단지 중 하나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52㎡와 97㎡는 각각 지난달 4일 13억9000만원, 지난 8월12일 19억5000만원에 손바뀜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직전 최고가는 각각 지난 2021년 3월 12억4000만원과 지난 2021년 9월 19억4000만원이었다. 단지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호가는 52㎡는 16억원, 97㎡는 22억원 선에 형성됐다.
이 관계자는 “성수동에 유명 스타트업 기업 등이 들어오며 핫플레이스로 떠오르자 문의 전화가 끊이지 않는다”며 “수요자들은 입지가 좋은 성수동 중 위치가 가장 좋은 동아를 많이 선택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전략정비구역은 토지허가거래구역으로 갭투자 등이 막히자 재건축 추진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동아 아파트 문의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정비사업 호재와 한강변 입지 등에 힘입어 성수동 일대 구축 아파트에서도 신고가를 경신 중이다. 성수 두산위브 148㎡는 지난 8월5일 24억7000만원에 매매 계약이 체결됐다. 트리마제 옆 성수동1가 강변동양 84㎡는 지난달 2일 25억원에 손바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