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人, 코스피서 10월 들어 3일 만에 1조1638억원 순매도
9월 18일 이후 11거래일 연속 外人 코스피 순매도세 이어져
外人 순매도 종목 1위 삼성전자…2차전지株 2~5위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3중고(高)’ 직격탄에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엑소더스(대탈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좀처럼 잡히지 않는 ‘끈적한(sticky)’ 고(高)물가 현상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고(高)금리 기조를 지속하는 것을 넘어 추가 금리 인상까지 시사하는 등 ‘매파(긴축 선호)’적 자세를 강화하는 모양새를 보였고, 이에 미국 국채금리가 가파르게 오른데 따른 고(高)환율 현상까지 나타나며 외국인 수급 공백이 장기화 추세를 나타내면서다.
外人, 코스피서 10월 들어 3일 만에 1조1638억원 순매도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월 들어 증시가 열린 3거래일간(4~6일)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 시장에서 1조1638억원 규모의 순매도세를 보였다. 불과 3거래일간 유출된 외국인 투자금 규모가 지난달 코스피 시장에서 기록한 외국인 순매도액(1조652억원)을 넘어선 것이다.
여기에 지난 6월(-8375억원)을 시작으로 7월(-1조7304억원), 8월(-5585억원), 9월에 이어 10월까지 5개월 연속 순매도세를 기록하고 있다.
일별 추이를 봤을 때도 지난달 18일(-4090억원) 이후 11거래일 연속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 시장에 대해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이 기간에만 2조3434억원 규모의 외국인 투자금이 코스피 시장에서 빠져나갔다.
외국인 투자자의 외면에 코스피 지수는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6일 종가 기준 코스피 지수는 2408.73을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가 11일 연속 순매도세를 보였던 기간에만 7.40%(192.55포인트) 하락하며 2600선이었던 코스피 지수는 2400선 초반까지 미끄러졌다.
外人 순매도 종목 1위 삼성전자…2차전지株 2~5위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탈출 현상을 부추기는 주요 요인으로는 고금리 장기화 우려에 따른 미국 국채금리 급등이 증시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특히, 원/달러 환율 상승은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에 대한 매력도를 떨어뜨리는 요소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18일 1326.50원에서 같은 달 26일 1361.00원으로 35.50원이나 올랐다. 지난 6일 장 종료 시점엔 1349.9원까지 다시 내려왔다. 이 같은 현상에 NH선물은 원/달러 환율 전망치 상단을 1400원으로 올려 잡기도 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8월 말 대비 57bp(1bp=0.01%포인트) 올랐고, 원/달러 환율은 올해 고점을 경신했다”면서 “금리가 정점을 통과하기 전까지 할인율과 환율 부담으로 외국인 수급 공백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 상위 코스피 종목들이 반도체, 2차전지 등 국내 증시 시가총액 최상위 주도주라는 점도 코스피 지수엔 큰 부담이다.
9월 18일~10월 6일 외국인 투자자 순매도액 1위 코스피 종목은 국내 시총 1위 삼성전자(-4800억원)였다. 여기에 2차전지 주요주들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 순매도세 역시 강력했다. 순매도액 상위 2~5위 종목을 각각 포스코홀딩스(-4745억원·시총 5위), LG화학(-2571억원·시총 7위), LG에너지솔루션(-1854억원·시총 2위), 삼성SDI(-1141억원·시총 9위) 등 2차전지주가 차지했다.
美 9월 CPI에 쏠리는 눈
시장의 관심은 오는 12일 발표되는 미국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로 향하고 있다.
강재현 SK증권 연구원은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거나 밑도는 결과가 나와야 시장금리 하락과 증시 반등 계기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높은 미국 장기물 금리와 강달러 우려는 미국 9월 CPI 발표 이후 근원 물가 상승률 둔화세가 확인되면서 점차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가에선 지난 8월과 비교했을 때 CPI 상승세가 둔화하는 흐름을 보임으로써 채권금리가 진정세를 보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밖에 외국인 투자자가 4분기 이후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는 수출 회복세와 함께 순매수세로 다시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강진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이탈은 추세적인 모습까진 아닌 만큼 반전의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