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국토위 층간소음법 포함한 9개 개정안 대안발의
국회서 잠자던 층간소음법 마침내 본회의 올라
다만, 국회 파행으로 본회의 개최 여부 미정
[헤럴드경제=이준태 기자] 국회에서 1년 반 넘게 잠자던 층간소음 법안이 국회 본회의에 오른다. 다만, 정치권의 혼선이 빚어지면서 본회의 통과는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다.
28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국토위)는 지난 21일 그동안 발의된 개정안들을 모아 ‘공공주택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안 발의했다. 법제사법위원회 심사도 통과해 본회의에 상정됐다. 대안은 위원회에서 계류 중인 동일한 성격의 안건들을 모아서 한번에 처리할 목적으로 생성한 안건이다. 이번 대안에는 총 9개 개정안이 포함됐다.
이웃 간 갈등을 불러온 층간소음 분쟁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지만 이를 방지하거나 중재하기 위한 법적 장치가 미비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층간소음 관련 주택법 개정안은 계류 중인 사안이 2건 있지만 진척을 내지 못했다. 그 중 1건은 지난해 4월 임시회의 상정 이후 1년반가량 계류 중이었다.
층간소음 관련법을 발의했던 김학용 국민의힘 의원실 관계자는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한 명확한 건축 기준을 만들어야 하는데 합의된 기준이 없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뚜렷한 해법을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국토위는 층간소음 의무관리대상인 일정 규모 이상의 공동주택은 의무적으로 층간소음관리위원회를 구성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또, 층간소음을 개선하기 위한 층간소음 측정과 진단에 필요함 비용 일부를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원하고, 국가가 기술 개발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하는 내용 등을 담았다.
즉, 이번 개정안을 통해 환경부나 국토교통부 등에서의 분쟁조정을 거치기 전 층간소음을 주민 자체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500가구 이상 중·대단지 공동주택부터 시행하는 것으로 검토 중이다. 정부나 지자체가 층간소음 관련 실태 조사나 층간소음관리위원회 교육 비용을 지원할 예정이다.
국토부와 국회 국토위 등은 이번 법안으로 주민 사이의 분쟁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존에는 주민들끼리 소음이 어디서 나는 지 추측하고 오인해 갈등이 발생했다”며 “위원회를 조직하면 입주자대표회의 뿐만 아니라 필요할 경우 외부 전문가를 초빙해 현상에 대한 명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분쟁을 해결하는 데 큰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다음달 중으로 국회 본회의 개최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여야는 본회의를 지난 25일 열기로 합의했으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후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지도부가 사퇴하면서 국회 일정이 미뤄졌다. 여기에 다음달 10일부터 27일 사이 국정감사가 예정돼 추석 연휴 직후인 다음달 4일에서 6일 사이 본회의가 개최되지 않으면 오는 11월9일 정기국회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