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반도체 ETF, 삼성전자 편입
이후 조정에 수혜 못 누려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올 들어 국내 대표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이 상장 17년 만에 삼성전자를 담았지만 조정 구간에 머물면서 좀처럼 편입 수혜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답답한 흐름에도 시장에선 "최근의 조정은 반도체 섹터 이슈보다는 금리 상승 우려 등 외부 요인에 기인한다"며 주가도 매분기 우상향할 수 있다는 전망을 제시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월 15일부터 9월 26일까지 'KODEX 반도체 ETF'와 'TIGER 반도체 ETF' 주가는 각각 7.99%, 7.55% 내렸다. 지난달 15일 삼성운용과 미래에셋운용은 한국거래소의 KRX반도체지수를 기초지수로 삼는 반도체 ETF에 삼성전자를 신규 편입한 바 있다. 두 상품은 2006년 6월 상장한 이후 17년 만에 국내 반도체 1위 기업이자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를 담게 됐다. 두 ETF 모두 삼성전자를 SK하이닉스와 비슷한 수준인 20% 비중으로 구성했다.
하지만 최근 보름 간 미 증시 반도체·기술주 부진에 삼성전자도 조정을 받으면서 좀처럼 편입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달 15일 7만1700원에서 같은달 26일 6만8600원으로 4.32% 내렸다. 이 기간 개인투자자는 삼성전자를 3500억원을 사들인 반면 기관은 3960억원을 팔아치웠다. 외국인의 경우 340억원 순매수에 그쳤다. SK하이닉스 주가 역시 같은 기간 5.89% 내리면서 두 반도체 ETF는 전체적으로 약세를 나타냈다.
부진한 흐름에도 증권가는 여전히 삼성전자 주가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23곳이 집계한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는 9만1304원으로 집계됐다. 직전 적정주가(8만7304원) 대비 4.58% 높은 수준이다. KB증권과 교보증권 등이 9만5000원을, 한화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등이 9만4000원대를 제시했다. 현대차증권과 BNK투자증권은 8만7000원대를 유지 중이다.
매분기 주당순이익(EPS)가 오른다는 분석도 나왔다. 감산과 함께 이뤄진 '테크 마이그레이션'(Tech Migration·운영 체계 및 장비, 원료 등을 바꿔 기술 개선을 이루는 것)에 힘입어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올 3분기 삼성전자의 매출은 69조3000억원으로 시장 예상치(68조1000억원)를 2%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치(2조5000억원)를 21% 밑도는 2조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같이 분석하며 "모멘텀이 아닌 메모리 반도체 턴어라운드(실적 개선)에 집중해야 할 시기"라며 "최근의 주가 조정은 반도체 섹터 이슈보다는 금리 상승 우려 등 외부 요인에 기인한 바가 크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정비가 큰 반도체 사업의 특성상 감산을 멈추고 생산이 증가하기 시작하면 원가가 개선돼 수익성이 좋아진다"며 "여기에 감산 기간 중 선단 노드로 변경한 기술 개선 효과가 더해지면 경쟁사 대비 수익성 개선의 폭이 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